민병헌
롯데 민병헌.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 2006년 프로 데뷔 후 14년간 맹타를 휘둘렀던 롯데 민병헌(33)이 뇌 수술을 받는다. 두려움에 떨만 하지만, 민병헌은 연신 웃으며 “괜찮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롯데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병헌이 오는 22일 뇌동맥류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겨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 질환을 뜻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뇌출혈로 인해 오심과 구토, 목덜미가 뻣뻣해지는 증상 등 정도가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롯데에 따르면 민병헌은 지난 2019년 두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동맥류를 진단받았고, 이후 정기 검진을 통해 경과를 지켜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구단 발표 후 민병헌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알게 된 지는 오래됐다. 지금이 적기라기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며 “스프링캠프를 빠질 수밖에 없어서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중학교 1학년 때 뇌출혈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프로 생활 중 민병헌은 “어머니를 위해서 야구를 한다”며 자주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보인 적이 있다. 그 때문인지 민병헌은 자신보다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는 “저는 정말 괜찮다. ‘무슨 일이 생기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어머님이 걱정일 뿐이다”라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민병헌은 “아직 어린 두 딸은 모른다”고 담담한 목소리도 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민병헌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이에 대해 민병헌은 “FA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구단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고, 내년 시즌 건강하게 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민병헌은 “부족함이 많았음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베테랑 선수로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수술을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앞으로 있을 수술은 물론 재활 과정을 하루빨리 마치고, 팬 여러분께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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