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안진국 '불타는 유토피아'
    • 입력2020-12-28 13:49
    • 수정2020-12-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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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유토피아-‘테크네의 귀환’ 이후 사회와 현대 미술
안진국 지음
카이로스총서 70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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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 기술주의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해야 할까?

미술평론가 안진국이 저서 ‘불타는 유토피아-테크네의 귀환 이후 사회와 현대 미술’을 통해 질문을 던졌다. 기술~사회~예술을 횡단하며 현대사회의 현상과 작동시스템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눈부신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인간을 유토피아로 인도할 것으로 믿었지만 이율배반적으로 기술이 유토피아를 잿더미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책의 제목이 ‘불타는 유토피아’인 이유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폐허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면서 “폐허는 몰락과 새로운 시작을 품은 공간이다. 우리는 과도한 자본주의적 산업기술 발전에 대한 경고장으로서 ‘인류세’라는 시대적 칭호를 받았다. 인류가 맞닥뜨린 난제를 해결하는 데서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질문하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상상력을 촉발하는 ‘커머닝 예술 행동’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 복제는 더욱 쉬워졌고, 저작자의 저작권 수입은 창작자보다는 플랫폼을 만든 테크 기업이나 저작권을 구매한 법인이 크게 가져간다. 온라인에 떠도는 비물질적 이미지들을 물질화시켜 미술관이나 갤러리와 같은 미술 제도권에 전시하는 포스트-인터넷 아트가 부상하고 있다. 현대미술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돼 인공지능 작가들이 놀라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인간은 인공지능을 단순히 도구로만 활용해야 할 것인가, 도구 이상의 인간 조수로 활용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과 동등한 새로운 종의 예술가로 인정해야 할 것인가? 인공지능 작가는 예술가인가?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예술을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예술계는 더욱 어려움에 봉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시와 교육이 거의 마비됐고, 온라인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유튜브로 전시 투어 영상을 소개하고, 전시장을 그대로 스캔해 온라인 가상갤러리를 보여준다. 이처럼 단순한 온라인 전환이 아니라 비대면 시대의 전시에 관해 보다 광범위한 논의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를 촉발한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 책은 ‘지적재산권’, ‘저작권’에 관한 새로운 시각도 제시한다. 저작권이 시각예술에서는 학문 연구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시각예술 연구서적이나 잡지를 출판할 때, 이미지 저작권료가 제작비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해 출판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런 현실은 동시대 미술 연구서적보다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고전 미술 연구로 미술서적 출판이 쏠리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또 기업은 저작권을 사들여 저작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득을 얻는다. 플랫폼은 저작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거래를 맺어주면서 저작자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인류가 직면한 여러 어려움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저자는 커머닝(commoning)과 커먼즈(commons)를 제시한다. 커먼즈, 커머닝은 우리말로 ‘공통장, 공유지, 공유재, 공통의 것’을 의미한다.

“예술이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사회적 역할도 분명히 하고 있다. 근래에 인류 공통의 난제들을 우리가 피부로 느끼게 되고, 사회 시스템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예술은 상상력으로 그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나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든 예술이 어느 정도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커머닝 예술 행동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행동하는 예술을 의미한다. 예술은 기존 질서가 가지 않았던 길을 상상하고 실험하는 장이다. 그래서 논리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고 대안의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커머닝 예술 행동은 예술적 상상력을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함께 공통의 것으로 조직하여 대안적 예술을 형성하거나 누리는 예술 행동이다.”

저자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고, 10여 년간 시각예술가로 활동하다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미술비평을 시작했다. 정치비평지 ‘말과활’ 편집 위원(2016~2017), 월간 ‘BIZart’ 고정 필자(2016.7~) 등으로 활동했다. 우란문화재단의 연구지원으로 ‘한국현대판화 1981~1996’(2019) 발간, ‘비평의 조건-비평이 권력이기를 포기한 자리에서’(2019), 기대감소의 시대와 근시 예술’(2017)을 공동으로 펴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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