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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된 김상식(가운데) 코치와 이운재(왼쪽) 골키퍼 코치, 김두현 코치.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김상식 체제’로 거듭난 전북 현대는 더 강력한 코치진을 통해 전력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다.

전북은 수석코치였던 김상식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승진시켰다. 이주에는 이운재 골키퍼 코치, 김두현 코치와의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코치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을 마친 후 카타르에서 귀국해 25일 자가격리를 마쳤다. 두 사람은 기존의 안재석 코치, 박원재 플레잉코치와 함께 김 감독을 보좌하는 사단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운재, 김두현 코치는 전북과 정서적 라이벌 관계인 수원 삼성의 레전드다. 이운재 코치는 1996년 수원에서 프로 데뷔해 2010년까지 15년을 뛰었다. 수원에서 K리그 4회 우승을 경험했고,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골키퍼였다. 지난 2017~2018년에는 수원에서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김두현 코치도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활약했고, 성남 일화, 웨스트브로미치 앨비언(잉글랜드)를 거쳐 2009년 수원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현역에서 물러난 후 올해에는 코치직을 맡았다. 두 지도자 모두 수원 팬에게 사랑받았던 인물들이다.

반면 전북과는 딱히 인연이 없는 이운재, 김두현 코치 영입은 김 감독의 강력한 요청으로 성사됐다. 김 감독은 팀이 새롭게 출발하는 만큼 경험과 지도력이 풍부한 코치진을 확보하고 싶어 했다. 이를 위해 물밑에서 빠르게 움직였고, 두 코치의 동의를 받아냈다. 전북도 김 감독의 의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계약을 성사시켰다. 일반적으로 코치들은 계약을 1년씩 연장하지만 김 감독의 요청에 따라 코치들의 계약기간을 2년으로 묶어놨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일종의 ‘운명 공동체’로 묶여 더 강한 유대감으로 연결된 셈이다. 향후 김 감독 리더십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김 감독의 빠른 움직임이 빛난 가운데 이에 동의한 전북 구단의 판단도 번뜩였다.

이운재 코치 합류로 전북은 송범근의 기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역대 최고의 골키퍼로 손꼽히는 이운재 코치는 현역 시절 특히 페널티킥 선방 능력이 탁월했다. 이운재 코치의 ‘튜터링’을 통해 송범근은 완전체 골키퍼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김 코치도 K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힌다.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지도자로 인성과 실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민성 감독을 보낸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김두현 코치 영입을 염두에 뒀을 정도로 축구계에서 탐내는 지도자 재목이다.

2021년 전북은 새로운 전기에 접어든다. 외국인 사령탑이었던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떠났고, 김 감독이 지휘봉을 받아 새 시대를 연다. 전북은 최강희 전 감독과 15년간 동행한 경험이 있다. 김 감독이 1년 차인 새해 안착하면 최 감독처럼 장기 집권할 기틀을 마련할 수도 있다. 코칭스태프를 탄탄하게 꾸린 게 그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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