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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K-크리처물의 포문을 연 넷플릭스 오지리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완성도를 높인데는 젊은 감초 배우들의 활약이 그야말로 눈부셨다.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현수(송강 분)이 가족을 잃고 이사한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1일 기준 한국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카타르, 태국, 베트남 등 총 8개국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질주 중이다.

‘스위트홈’은 이진욱, 이시영 등 기성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속에서 송강을 중심으로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등 톡톡 튀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 시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송강뿐 아니라 신선한 얼굴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 드라마의 성공에 작품 속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 만큼 이 인물들을 연기해 낸 배우들에 대한 관심 역시 뜨겁다. 작품이 공개된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연일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한 감초 배우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그 관심을 방증하기도 했다.

송강도 욕심났다는 캐릭터 이은혁을 연기한 이도현은 의대생이자 마을주민 리더로 웃음기 없이 이성적인 의대생을 잘 소화해냈다. 함께 연기한 이진욱 역시 ‘천상배우’라고 극찬할 정도. 앞서 이도현은 인터뷰에서 이은혁 캐릭터에 대해 “늘 표현을 많이 하는 캐릭터를 해왔는데 냉소적이고 표정도 없는, 조금은 소시오패스 같은 느낌의 인물이라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의 기대대로 전작 JTBC ‘18 어게인’ 속 직진 연하남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체크난방에 안경을 쓴 냉철한 이미지로 180도 변신했다.

이도현의 동생으로 출연하는 고민시는 매사에 삐딱한 사춘기 이은유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산한다. 극 초반 이은유는 모든 것에 냉소적이고 소극적이지만 계속되는 재난 상황 속에서 끝내 두려움을 극복하고 괴물과 맞서 싸우며 성장해간다. 2018년 영화 ‘마녀’에서 김다미의 절친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린 고민시는 당시 걸쭉한 욕설 연기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간미 넘쳤던 고등학생에서 ‘스위트홈’에선 차갑고 퉁명스러운 고등학생으로 상반된 연기를 펼친 고민시다. 특히 남매호흡을 맞춘 이도현과 차기작 KBS2 새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또 한 번 만나며 tvN ‘지리산’ 출연까지 확정을 지어 내년에도 열일 행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규영과 고윤정은 ‘스위트홈’에서 이시영과 함께 절망적인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강인하고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했다. 박규영은 극 중 슬픈 과거를 숨기고 겉으로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털털한 윤지수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다가오는 괴물을 향해 거침없이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사이다 액션으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인물이다. 특히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청순했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개성 강한 비주얼과 과감한 액션 연기로 변신에 성공했다.

길섭(김갑수 분)의 간병인이자 주민들의 치료를 도맡는 박유리 역은 최근 주목받는 신예 고윤정이 맡았다. 겉보기엔 유약해 보이지만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 있는 씩씩한 소년 같은 캐릭터다. 특히 석궁을 무기로 괴물에 대항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이진욱과도 묘한 기류도 드라마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넷플릭스는 신인 배우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등용문이 되고 있다. ‘스위트홈’ 주인공으로 발탁된 송강 역시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사례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장르가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도 기회가 많은 플랫폼이다.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시청자들 또한 연령, 국가 등 장벽 없이 다채롭기 때문에 그에 맞게 더 새롭고 개성있는 배우들이 눈에 띄게 되는 것 같다”고 봤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신인 등용문이 될 뿐만 아니라 연기변신을 갈망하던 기성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캐스팅 기준이 국내가 아닌 전세계에 맞춰져 있기에 배우에게는 국내에서 한정됐던 이미지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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