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방송인 김송이 연애 13년, 결혼 17년 장장 30년의 시간동안 남편 강원래와와 살면서 겪은 세번의 기적을 고백했다.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강원래를 향한 지고지순한 순애보의 주인공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자신은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 모든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금쪽같은 아들 선이를 만나며 알게된 새로운 삶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이어졌다.


24일 방송된 EBS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이하 '파란만장')에서 김송 강원래 부부가 출연해 기적같은 지난 시간들을 회고했다. 김송이 밝힌 세가지 기적은 2000년11월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교통사고를 당한 강원래가 목뼈 3개가 부러지고도 살아난 일, 결혼 후 천사 프레임에 갇혀 고통스럽던 시간이 어느날 아침 사라진 일, 그리고 이들 부부의 축복 선이가 결혼 10년만에 찾아온 일이었다.


김송은 "신문에 '강원래 김송 10년 열애 결혼 임박' 기사가 나고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3개월 후에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하게 됐다. 목 뼈가 3개가 부러졌고 목 고정을 위해 머리에 못을 박았다. 그게 얼마나 아팠으면 그 고통에 정신이 들었다. 헛소리만 하다가 저를 알아보고 가족들을 알아봤다. 남편이 죽지 않은 것 그게 첫 번째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가수와 댄서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10년간 사랑을 키워왔고, 남성듀오 클론으로 강원래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결혼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강원래는 생의 나락에 떨어졌다. 아픈 연인의 곁을 지킨 김송은 3년 후 결혼식을 올렸다.


김송은 "처음에는 새로 겪어가야 하는 현실 앞에서 자신만만했다. 내 사랑의 힘으로 죽을 때까지 간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눈을 뜨고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 '나 젊은데 평생 장애인 남편과 어떻게 살지?' 숨이 안 쉬어졌다"고 고백했다.


고통과 불안, 원망이 남편을 향했고, 두 사람은 자주 불화했다. 가정은 지옥이 되었노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당시 정신과를 알았다면 상담 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았을 텐데 그때는 그것조차 말할 수 없었다. 대중의 시선에서 나는 천사여야만 했다. 그렇게 그들의 프레임에 갇혀 살았다. 매일 이혼하고 싶고 살고 싶지 않았다. 두 얼굴을 가지고 사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눈을 떴는데 끔찍한 집구석이 감사함으로 바뀌었다.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내게 찾아온 두 번째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세번째 기적은 결혼 10년만에 찾아온 아들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 전인 2001년부터 시험관 아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김송은 "한 번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또 육체적으로 굉장히 아픈 과정이더라. 모든 원망의 대상이 남편이 됐다. 엉덩이와 배에 아픈 주사 맞으면서 난 고통 받는데 왜 날 도와주지 못하냐고 쌍욕을 했다. 그러다 남편이 때려치우라고 해서 중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두 사람은 아이를 포기했다. 하지만 남편의 제안으로 다시 시험관시술을 받기로 결심했고, 결혼 10주년 기념일이던 2013년10월12일 병원에서 임신 소식을 듣게됐노라고 했다.


그는 "병원에서 이미 남편은 불임 판정을 받았고, 기형 정자였고 난 늙은 난자였다. 가능성이 없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1차 피검사가 성공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날이 결혼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금도 그 날짜를 잊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기적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임신에 성공한 김송은 이듬해 6월11일 제왕절개로 아들 선이를 낳았다. 결혼 11년만에 찾아온 귀한 아이였다. 강원래를 쏙 빼닮은 강선은 올해 일곱살이 됐다.



gag11@sportsseoul.com


사진출처|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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