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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연극계 아이돌’ 김선호가 이제는 ‘안방극장 대세’로 떠올랐다. 데뷔 11년만에 이룬 쾌거다.

지난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으로 데뷔한 김선호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그를 더욱 빛나게 하는 선한 외모로 일찌감치 인정 받았다.

그 후 2017년 KBS2 ‘김과장’을 시작으로 드라마에서도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MBC ‘투깝스’에서는 조정석과 열연을, ‘미치겠다, 너땜에!’에서는 이유영과 알콩달콩 로코를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tvN ‘백일의 낭군님’,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로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 들더니 끝내 tvN ‘스타트업’에서 ‘인생캐’ 한지평으로 만개했다.

김선호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스타트업’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끝이라니 참 아쉽다, 저한테는 굉장히 아쉽게 느껴지고 지평이를 못 만난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한지평’이라는 인물로 살아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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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박혜련 작가 팬이었다던 김선호에게 ‘스타트업’은 새로운 기회였다. 그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너무 재밌게 봤었고, ‘피노키오’도 재밌게 봤다. 오충환 감독님의 작품들도 재밌게 봤다. ‘닥터스’랑 ‘호텔델루나’까지 재밌게 봐서,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며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책이 재밌어서 함께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극중 한지평은 무엇이든 완벽한 ‘사기캐’다. 김선호는 자신과의 싱크로율을 50%로 정의하며 “지평이처럼 남들한테 차가운 말도 잘 못하고 실제로는 좋은 집, 좋은 차도 없지만,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연기했으니 절반 정도는 내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을까 싶다”며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 모두 신경을 많이 쓰려고 노력했다. 한지평이라면 어떻게 걸을까, 어떻게 말할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많이 고민했다. 여러 가지 준비한 것들을 실행해보면서 지평이란 인물을 만들어나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 한지평은 ‘스타트업’에서 가장 큰 관심을 이끈 캐릭터가 됐고 ‘김선호의 재발견’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지인분들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적어주신 응원 글도 보내주시고 하니까 처음에는 잘 믿기지가 않다가 점점 실감이 나고 있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기뻐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분 좋은 순간들을 즐겁게 누리되,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SNS나 팬카페 댓글도 자주 보고, 포털사이트에 영상 콘텐츠 아래 달리는 댓글을 종종 보는 편이다. 달미에게 했던 ‘국수 고백신’은 온라인상 반응을 보고 내가 고민했던 지점들이 시청자분들께도 전달이 되었구나 싶어 너무 좋았다. 사실 너무 신나서 내적으로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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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는 ‘스타트업’에 대해 주저 없이 “‘한지평’을 만나게 해준 선물 같은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이어서 “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내가 한 노력을 누군가가 알아봐주신다는 것은 큰 행복이고, 무척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서프라이즈로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기도 하고, 산타클로스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산타클로스가 있어서 선물을 받은 그런 기분이 든다. 덕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있어 또 다른 선물 함께한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말했다. “수지 배우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연기를 훌륭하게 하는 여배우라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매순간 집중력이 뛰어나고 차분했던 것 같다. 현장 분위기도 유쾌하게 이끌 줄 아는 좋은 배우라 저도 유쾌하게 촬영했다. 남주혁 배우는 정말 좋은 배우고 동생이다. 함께 하는 내내 많이 배웠고 매순간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날만큼 즐거웠다. 연기할 때 늘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센스들이 빛을 발하고, 덕분에 나도 함께 연기하는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며 “강한나 배우는 친근한 말투와 모두를 아우르는 포근한 성격 덕분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배울 점이라고 생각했다. 함께한 배우들이 다 성격이 참 좋았다. 대본 리딩할 때부터 살갑게 대해줬다. 작품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끼리 친해지면 더 좋고 재미있는 작품 나올테니깐 서로 또 서슴없이 편해지려고 노력했다. ‘이건 이렇게 하니 재미있지 않아?’하면서 대사도 맞춰보고, ‘더 편하게 해서 좋은 작품을 만들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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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는 드라마 뿐 아니라 KBS2 ‘1박 2일’에 고정출연하며 ‘예뽀’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예능을 병행하며 두마리 토끼를 잡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멤버들과의 케미는 미소를 유발한다.

김선호는 “작품과 예능의 병행 활동에 부담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에 비하면 많이 덜어진 것 같다. 작품은 작품대로, 예능은 예능대로, 나는 내 자리에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예능은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아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언제나 ‘즐거움’이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알아가고, 친해지고, 즐겁게 연기하고 이런 것들이 설레고 내게 큰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팬 분들의 응원도 이 일을 계속 하는데 큰 힘이 된다.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있어도 언제나 ‘잘하고 있어’라고 응원해 주시는데, 그때 가장 힘이 난다. 그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다른 원동력 ‘1박 2일’ 멤버들에 대해서도 “ 내가 요즘 많은 분들께 응원 받는 모습을 누구보다 본인 일처럼 좋아해 주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있다. 그래서 멤버들에게 너무 고맙다. 덕분에 기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보면 설렌다는 김선호는 다음 스텝으로 연극을 택했다. 지금의 김선호를 있게 한 무대로 돌아가 초심을 다잡고, 또 다시 연기와 사랑에 빠질 예정이다. “‘1박 2일’을 통해 계속 인사드리면서 내년 1월에 개막되는 연극 ‘얼음’이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관객 여러분께 인사드릴 것 같다.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배우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다. 무엇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솔트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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