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출처 | 프라이부르크 구단 트위터 캡처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U-23 대표팀(올림픽팀) ‘김학범호’의 기대주인 공격수 정우영(21·프라이부르크)이 마침내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쏘아올렸다.

정우영은 13일(한국시간) 독일 프라이부르크 슈바르츠발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0~2021시즌 정규리그 11라운드 빌레펠트와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41분 교체로 들어가 6분이 지난 추가 시간 쐐기포를 터뜨렸다. 역습 기회에서 에르메딘 데미로비치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을 파고든 뒤 전진한 상대 골키퍼를 보고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정우영은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 팀인 대건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17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1강’ 바이에른 뮌헨과 4년 6개월 계약을 맺었다. 애초 U-19 팀에 합류한 뒤 이듬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르며 주가를 높였다. 그러나 빅클럽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 여름 프라이부르크로 적을 옮겼다. 주전 경쟁은 여전히 쉽지 않았고, 바이에른 뮌헨 2군 임대 생활을 하는 등 이른 나이에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 나선 김학범호에 발탁됐다. 1997년생이 주축이었으나 김 감독은 두 살이나 어린 그를 월반하게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반전을 그린 정우영이었는데 여기서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당시 김학범호는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그는 기대에 못 미치는 골 결정력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여러 축구 전문가는 그의 기량이 모자랐다기보다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모두 조바심을 낸 점을 주목했다. 속도와 개인전술 모두 충분히 가치를 지닌 자원인 그가 이른 나이에 큰 무대에서 선배들과 경쟁하면서 큰 부담에 짓눌렸다는 얘기다.

정우영은 바이에른 2군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초심을 돌아가 당장 큰 무대를 바라보지 않고 실전 감각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지난 시즌 하반기 바이에른 2군이 누비는 3부 리그에서 공격 전 지역을 소화하며 15경기를 뛰었고 공격 포인트도 9개(1골8도움)로 예열했다. 결국 프라이부르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정우영을 호출, 프리시즌부터 주전급으로 중용했다. 그는 주요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며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냈다.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은 정우영을 후반 조커 위주로 기용했다. 그는 이날 경기까지 분데스리가에서만 올 시즌 8경기 중 7경기를 교체로 뛰었고 198분을 소화했다. 출전 시간은 적지만 그는 이전처럼 조급해하지 않았다. 주어진 시간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독일에 온 지 3년이 다 될 무렵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마수걸이 포가 터져나왔다. 경기 직후 동료와 코치진도 정우영을 따뜻하게 안아주며 데뷔골을 축하하기도 했다.

한편, 정우영의 프라이부르크 동료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권창훈은 지난달 A매치 기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소속팀으로 돌아와 음성 결과를 받았다. 현재 치료와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며 그라운드 복귀를 대비 중이다. 프라이부르크는 개막전 승리 이후 10경기 만에 승수 쌓기에 성공, 승점 11(2승5무4패)로 18개 팀 중 14위에 자리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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