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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니브(NIve)에게 ‘뮤지션의 뮤지션’이란 수식어가 붙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4월 샘김과 함께 한 데뷔 싱글 ‘Like a Fool’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 행보를 시작한 니브는 지난 8월 디지털 싱글 ‘bandages(밴디지스)’를 내놓고 3개월 만에 새 싱글 ‘투 이지’(2easy)를 발표하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대중에겐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감성 보이스는 물론 작사와 작곡 능력까지 갖춘 만능 뮤지션으로, 짧은 기간 방탄소년단부터 폴킴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프로듀싱을 맡으며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 발매한 신곡 ‘투이지’는 니브의 음악색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다. ‘투이지’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한 두 남녀의 서로 다른 마음을 표현한 곡으로, 니브가 작사와 작곡·편곡에 참여했다. “애절함을 넘어 처절하기도 하다. 이런 이런 곡을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제 대부분의 곡들이 에너지 넘치거나 스윗한 곡들이 많은데 한 개 정도는 사랑의 감정에 대한 원초적인 멜로디를 담아내고 싶었다.”

여기에 가수 헤이즈가 피처링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원래는 솔로곡으로 작업을 시작했으나 곡 고유의 쓸쓸함과 애절함에 어울리는 피처링이 더해지면 좋겠다 생각하던 중 헤이즈를 떠올렸다고. 니브는 “제 마음 속 1순위였다.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셨다”며, 헤이즈와의 작업 과정에 대해 “물흐르듯 했다. 혼자 작업할 때는 남자의 입장에 대한 가사로 가득했는데, 누나와 파트를 분배하고 누나가 생각하는 가사를 넣고 멜로디 작업도 다시 했다. 덕분에 더 완성도 높은 곡이 나온 거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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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브는 국내에서는 작곡가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직접 작사, 작곡한 엑소 첸의 첫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가 히트를 쳤고, 엑소 ‘춤’, 샘김 ‘WHERE’S MY MONEY’, 정세운 ‘비가 온대 그날처럼’, HYNN ‘아무렇지 않게, 안녕’ 등 유명 아티스트의 곡 작업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엔 방탄소년단의 ‘블루 앤 그레이’(Blue & Grey)에도 참여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니브가 작사, 작곡한 폴킴의 ‘나의 봄의 이유’를 듣고 방탄소년단 뷔가 폴킴을 통해 니브에게 연락을 했다고. 니브는 “태형(뷔)이랑 작업 할 때도 다른 아티스트 똑같이 대화를 많이 했다.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찾아낸 키워드가 ‘우울’이었다. 시기적으로 우울한 시기이기도 하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지 않나.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주제였고, 함께 많은 곡을 썼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다른 멤버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들었다. 태형이가 고맙다며 게임용 의자를 선물로 줘서 오늘 조립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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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전공으로 뉴욕 매네스 음대에 들어갔지만, 1년 정도 다니고 휴학해 버스킹도 하고 슈퍼스타K에도 나가는 등 대중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2018년에는 미국에서 ‘겟어웨이(Getaway)’로 데뷔하고, 싱글을 내기도 했다. 그런 니브의 곡들에선 유독 상처와 치유의 메시지가 돋보인다. 이는 니브가 아티스트로서 걸어왔고, 앞으로 걸어갈 길들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과거를 떠올리던 니브는 “늘 불안하고 힘들었다. 아티스트를 처음 하기로 하고 회사와 계약한 시점에서 든 가장 큰 걱정은, 나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거였다. 스스로에게도 질문이 많아졌다. 내가 이래도 되나? 이게 맞는건가? 내가 생각하는 감정은 옳은 감정일까?”라고 방황했던 시간들을 고백했다.

스스로 파고들던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고 힘들고 불안한 감정들을 사람들에게 솔직히 표현했을 때 대중도 그 고민을 용인하고 공감해주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니브.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묻자 그는 “그냥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음악을 만들 때도 제가 행복한 걸 1순위로 둔다. 이기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가 안 행복하다면 내 주변 사람들도 절대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 모토이자 신조다. 그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음악이다”라고 단단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153줌바스뮤직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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