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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는데….”

A의 소식을 접한 삼성 고위관계자는 탄식을 내뱉었다.

삼성 프랜차이즈 선수 A가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본지 16일자 단독보도).

삼성 뿐만 아니라 KBO리그를 뒤흔들 중대한 사안이지만 정작 본인은 두문불출하고 있다. A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던 삼성도 해당 소식을 접한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스포츠서울과 연락이 닿은 삼성 고위관계자는 “구단은 A의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었다”고 말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A와 계약이 만료되는데, 삼성은 재계약이 힘들다고 결론내리고 A에게 거취에 관한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A측에서 가타부타 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도 A의 답변을 기다리는 한편 어느 시점에 거취에 대한 이야기를 건낼지 고심하던 차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A가 도박 사건에 연루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됐다.

삼성 관계자는 “A가 연락이 잘 되지 않아 개인적인 문제가 있을 거란 짐작은 하고 있었다. 구단은 수사기관이 아니기때문에 A를 수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쌓아온 커리어도 있어 직접 일탈 여부를 물어보기도 어렵다. 설사 물어본다고 해도 A가 인정을 하겠는가. 만약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현 시점에서 구단으로선 알아낼 방도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가령 회사원 B가 일탈행위를 했는데, 수사기관에 B의 회사에 피의혐의 사실을 고지하지 않는 이상 회사가 먼저 알아내기는 어렵다. 선수단만 100명이 훌쩍 넘는 야구단에서 선수 개개인의 일탈을 모두 파악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설령 A가 육성선수여도 일탈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나 제보를 받지 않으면 알아내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야구단은 개인사업자간 집합체라, 구단이 선수 사생활을 간섭할 근거는 더더욱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직접 수사는 할 순 없지만 A의 최근 행적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 구단은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A와 친분이 있는 선수들에게 항간에 돌고 있는 채무 관계에 관해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A에 대한 소문은 구단도 파악하고 있다. A가 도박빚이 있고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닌다는 말이 돌아 진위여부를 알아보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구단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A가 어떤 의사표현도 하고 있지 않아 삼성으로선 현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이 관계자는 “A가 그간 구단을 위해 해준 것이 많아 최대한 예우해주려는 생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지면 결국 선수 인생은 이렇게 끝나는 것 아닌가”라면서 안타까워했다. 삼성도 A의 해명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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