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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주 아나운서가 10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본지와 인터뷰한 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결혼 후에도 K리그를 대표하는 아나운서로 계속 일해달라는 메시지를 받고 힘이 났어요.”

정순주 아나운서는 지난 몇 년간 K리그 현장을 누비며 축구팬과 호흡했다. 웬만한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과 전문성으로 날카로우면서도 흥미로운 인터뷰를 구사했고, 프로축구 행사 진행도 담당하며 ‘얼굴’로 활약했다. 이제 K리그에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로 자리 잡은 그는 12월의 신부가 된다. 그는 “원래 친구로 지냈다. 지난 몇 년간 서로 연애 상담도 하고 운동도 함께하면서 가깝게 지냈는데 친구로만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서로에 대한 감정이 생긴 것 같다.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게 됐다”는 연애담을 들려줬다.

많은 아나운서들이 결혼 후 현장을 떠나는 것과 달리 정 아나운서는 다음 시즌에도 K리그와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실 고민이 많았다. 결혼을 하면 환영받지 못하는 게 아닐까. 저는 결혼해도 일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일 때문에 결혼을 주저한 것도 있다. 그런데 오히려 발표 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댓글이나 메시지를 통해 계속 일해달라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힘이 났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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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주 아나운서 웨딩사진제공 | 정순주 아나운서

신랑도 정 아나운서의 열정을 응원한다. 그는 “신랑이 원래 해외축구를 좋아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라 해외축구 지식이 좀 있다. 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여러 이야기를 해줘 도움이 된다. K리그 현장에도 온 적이 있다. 축구를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라 제가 계속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오히려 더 열심히 하라고 지지해줘 고마운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K리그를 향한 정 아나운서의 열정은 이미 축구팬 사이에서 유명하다. 자신의 SNS, 유튜브를 통해서도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친다. 그에게 축구는 단순한 ‘비즈니스’를 넘어 일상이 됐다. 정 아나운서는 “저는 확실히 K리그 현장을 좋아한다. 경기 자체도 좋지만 팬과 함께한다는 감정을 들 때 행복하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다들 힘들었다. 그래서 저도 현장에 가면 분위기를 더 자세하게 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 감동을 공유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정순주
11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K리그로 복귀하는 울산현대 <이청용> 입단 기자회견이 지난 3월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렸다.정순주 아나운서가 기자회견 진행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최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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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의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던 정순주 아나운서.캡쳐 | JTBC 중계화면

정 아나운서는 올해 K리그1 최종전에서 이동국의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도중에는 이동국과 함께 전북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기도 했다. 정 아나운서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누가 뭐라 해도 이동국 선수의 은퇴였다. K리그에 온 후로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옷이 물어 흠뻑 젖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이동국 선수가 행복하게 떠나는 것을 보며 저도 행복해졌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이동국 선수는 제 롤모델이다. 나이가 들어도 능력이 되면 계속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저도 스포츠 아나운서 중에서는 나이가 많은 편이라 동질감을 느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 힘이 될 때까지 K리그 일을 하고 싶다”라면서 “제가 사실 아직까지 제주 홈 경기에 일로 가본 적이 없다. 제주가 승격했으니 다음해에도 꼭 방문해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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