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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영준(왼쪽)과 오범석.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포항 중원의 최영준(29)-오범석(36) 조합이 울산 중원을 지웠다.

포항은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5라운드 울산과의 홈 경기에서 4-0으로 완승했다. 24라운드에서 전북에 이어 울산까지 잡은 포항은 승점 47로 3위 자리 지키기에 돌입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2453명의 홈 팬 앞에서 올시즌 동해안더비 첫 승을 신고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포항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빌드업으로 실마리를 풀었고 전반 2분만에 일류첸코가 득점하며 쉽게 경기를 풀었다. 팔라시오스의 저돌적인 돌파와 전진 배치된 이승모의 압박도 돋보였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최영준과 오범석의 중원 조합이었다. 지난달 치렀던 FA컵 준결승에서의 중원 조합과 같았다. 24라운드 전북전에서는 최영준이 뛸 수 없어 오범석과 이승모를 활용했다. 고심 끝에 나온 최적의 중원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조합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 실험을 해봤다. 아무래도 울산이 기술적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강한 선수를 사용해서 상대가 할 수 있는 걸 못하게 하려고 했다. (우리가) 미드필더에서 우위를 가져오면서 상대 빌드업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울산은 전반 내내 비욘존슨의 제공권을 활용한 단순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2선에 배치된 김인성~이동경~설영우는 이렇다 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포항은 공격 성향이 강한 윤빛가람과 신진호를 상대로는 강하고 빠른 압박으로 공을 탈취했다. 숱한 역습 과정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어려움도 있었다. 선제 득점 후 울산은 포항을 밀어붙였다. 김 감독은 하프타임 때 이를 지적했다. 그는 “득점하고 우리가 밀리는 양상이었다. 영준이와 범석이가 미리 올라가서 수비진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라인을 내리면서 상대를 끌어오자고 했다. 그러면 공간이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후반 10분대에 불투이스와 비욘존슨이 퇴장당했지만, 최영준과 오범석은 끝까지 경기를 조율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영준(233경기)과 오범석(377경기)의 K리그 통산 출장 수를 합하면 610경기나 된다. 그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다. 둘의 노련함에 울산의 국가대표급 중원이 힘을 쓰지 못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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