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김은희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작가의 필력은 드라마의 흥행을 좌우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수의 작품으로 흥행성을 입증한 일명 스타 작가들의 컴백은 반가움을 더한다.

신작 준비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방송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작가들이 있다. 바로 ‘막장 드라마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김순옥 작가다. MBC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압구정 백야’ 등을 쓴 임성한 작가는 새 드라마 ‘결혼이야기’(가제)를 준비 중이다. 성훈, 이태곤 등 일명 ‘임성한 사단’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이 들릴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다.

SBS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는 오는 10월 26일 방송될 SBS ‘펜트하우스’로 복귀한다. ‘펜트하우스’는 자식을 지키기 위한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이야기로, 공개된 티저영상부터 강렬하다. 초호화 럭셔리 고층 아파트에서 한 여자가 추락하고 주인공들이 충격과 공포, 분노가 교차하는 눈빛이 담겨있다. 이지아, 김소연, 유진, 엄기준, 신은경, 봉태규, 윤종훈, 윤주희 등이 참여한다.

두 작가가 안방극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지 ‘막장 드라마 작가’로만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연이은 작품을 통해 ‘흥행불패’ 신화를 써온 만큼 그 이름값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임성한, 김순옥 작가는 작품이 나올 때마다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 등 막장 소재로 구설에 올랐지만, 논란만큼 시청률도 높다. 또 많은 신인 배우들을 스타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다양한 유명 작가들도 출격을 알렸다. 가장 먼저 방영을 앞둔 건 KBS2 ‘드림하이’ SBS ‘피노키오’,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혜련 작가의 tvN 새 토일극 ‘스타트업’이다. 배수지, 남주혁, 김선호, 강한나 4인의 청춘 라인업을 구축한 ‘스타트업’은 박혜련 작가가 ‘호텔 델루나’ 오충환 감독과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후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선 작품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박혜련 작가만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였던 만큼, 청춘의 성장통을 다룬 이번 작품 역시 공감을 자아낼지 주목된다.

전 세계가 주목한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SBS ‘싸인’ tvN ‘시그널’을 탄생시킨 김은희 작가는 tvN 새 드라마 ‘지리산’으로 내년 상반기 찾아온다. 함께하는 라인업 역시 막강하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 연이은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이응복 감독과 의기투합하고 전지현, 주지훈, 성동일, 오정세 등이 합류했다. 지난해 신드롬 속에 종영한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주목받은 유현미 작가도 ‘SKY캐슬’ 제작진과 의기투합해 내년 방송 예정인 새 드라마 ‘설강화’를 집필한다. 김혜윤이 출연을 확정지었고 정해인, 유인나가 검토 중이다.

여전히 방송가에서 스타 작가들의 영향력은 막대하지만, 이름값을 넘어서 콘텐츠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제 ‘흥행보증수표’ 배우나 작가라는 인식도 이전보다 옅어지고 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은숙 작가는 최근 ‘더킹’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KBS2 ‘동백꽃 필 무렵’부터 SBS ‘스토브리그’ 등 신인 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인게 대표적인 사례”라며 “결국 흥행을 좌우하는 건 극본의 힘이다. 스타 작가들도 각자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소재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S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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