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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관련 모바일 앱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KB국민은행이 출시한 모바일 앱이 십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소비자들이 “너무 혼란스럽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개의 앱으로 모든 기능을 소화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 은행과 대조적이다. 국민은행 측은 특화된 기능성 앱들을 의도적으로 분리해 놨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암 걸리는 사진 한 장’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담겨 있는 이미지를 보면 국민은행 관련 앱 20개의 이미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모바일에서 국민은행 앱을 검색해 보면 △KB국민은행스타뱅킹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스타알림 △KB스타기업뱅킹 △리브 △리브똑똑 △KB스타뱅킹미니 △KB부동산리브온 △KB스마트대출서비스지원 △KB마이머니 △KB제조페이비즈 △KB글로벌스타뱅킹 △KB브릿지 △KB골드앤와이즈 △리브KB캄보디아 등 관련 앱이 쏟아진다. 여기에 KB국민카드, KB저축은행,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증권 등 KB금융 계열사 앱들이 더해져 일종의 ‘디지털 정글’을 이루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은 “제발 앱을 통합해달라”고 요청한다. 서비스별 개별 앱이 있으면 용량이 가볍고 기능별 효율은 좋을 수는 있으나 소비자 입장에선 혼란이 가중된다는 시각이 많다. 많은 앱을 설치해야 하는 까닭에 피로감도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 측은 여러 앱으로 분리해 놓은 현 상황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특화된 기능성 앱들이 많다. 사업들이 많아서 앱도 많아진 경향이 있다. 하지만 금융거래에 필수적인 스타뱅킹 등 메인 앱으로 따지면 타행과 대동소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개의 앱에 모든 기능을 담는 것보다는 분리의 전략이 맞다고 본다. 고객이 모든 앱을 깔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이와 대조적인 길을 걷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8년 2월 뱅킹, 알림 등 6개 앱을 ‘신한 쏠’(SOL) 하나로 통합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여러 채널보다 한 개의 채널에서 종합적인 서비스를 해야 고객 편의가 증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쏠 하나면 신한은행의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하나의 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직원 대부분도 ‘우리원뱅킹’ 앱 하나만 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원큐’ 앱은 카드, 보험 등 계열사로도 연결되도록 했다”며 통합성을 강조했다.

1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주자 카카오뱅크의 앱이 단 하나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뱅크는 앱이 지점이자 창구이기 때문에 앱에 모든 것을 걸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들이 많이 쓰는 앱은 10가지 내외로 한정된다. 대부분 앱은 깔렸다가 지워진다. 가벼워야 하고 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통합 앱이면 무거울 것이란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편하거나 빠르다 느낌을 받는 고객들이 많다. 앞으로도 여러 앱으로 분리할 계획은 없다. 단일 앱 체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konplas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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