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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다부진 표정으로 투구하고 있다.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돌아온 ‘스마일 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무실점 투구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건재를 증명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 최다인 7이닝을 소화했다.

김광현은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삼진 6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역투했다. 특유의 빠른 템포에 거침없는 투구로 밀워키 타선을 봉쇄했다. 안타와 볼넷을 각각 3개씩 내줬지만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데 방해요소가 되지 않았다. 올해 초미니시즌(60경기) 체제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더블헤더를 할 경우 1차전을 7이닝으로 치른다. 김광현이 사실상 무실점 완투한 셈이다. 투구수는 87개였고 스트라이크는 54개를 꽂아 넣었다.

이날 등판은 지난 6일 혈관 문제로 신장경색 진단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오른지 13일 만이라 건강한지를 증명하는 무대였다. 투구수 80개 정도가 최대치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인트루이스 마크 실트 감독은 한 경기를 통째로 김광현에게 맡겼다. 그만큼 구위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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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에는 다소 긴장한 표정도 엿보였지만 1사 2루 위기를 맞자 특유의 다이내믹한 폼으로 역투하는 김광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USA투데이연합뉴스

1회부터 시속 148㎞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김광현은 밀워키 타선을 상대로 좌우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했다. 타자의 시선을 흔들어 타이밍을 빼앗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특히 눈에 띈 대목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을 작게는 4가지, 많게는 8가지 구종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타자 몸쪽으로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은 볼끝에 살짝 변화를 줘 컷패스트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143㎞짜리 포심패스트볼이 몸쪽으로 휘어져 날아가자, 좋은 타격감을 보이던 아비사일 가르시아의 배트가 두동강 나기도 했다. 여기에 최저 121㎞까지 구속을 낮춘 슬라이더는 135㎞짜리 고속 슬라이더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밀워키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빠른 템포에 빠른 공 위주라 상대 타자들이 적극성을 띌 때는 108㎞까지 구속을 낮춘 커브로 또 한 번 흔들었다. 제구와 완급조절, 경기운영 능력이 모두 돋보인 그야말로 화려한 복귀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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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AP연합뉴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회 1사 2루, 3회 2사 2루 등 경기 초반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이 때마다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환상의 궁합으로 타개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6회말. 6회초 공격에서 1사 1, 2루, 2사 2, 3루 기회에서 무득점으로 그쳐 구장 기류가 밀워키쪽으로 움직였다. 김광현은 상대 간판 타자인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높은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해 흐름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사 후 저드 저코에게 좌월 2루타를 맞는 등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올랜도 아르시아를 2루땅볼로 잡아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아르시아의 타구는 김광현 옆을 스치는 중전 안타성 타구였지만, 세인트루이스 내야진이 수비 시프트를 전개해 실점을 막아냈다. 2루수 콜튼 웡이 2루 오른쪽에서 타구를 걷어냈고,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던 유격수 폴 데종에게 토스하는 명장면이 연출됐다.

하위타선을 맞이한 7회말에는 체인지업을 전면배치해 볼배합 변화를 줬고, 공 6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24연속이닝 비자책 행진을 이어간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0.63까지 떨어졌다. 선발등판한 5경기에서 25.2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기록하는 완벽한 모습을 이어갔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승부치기로 전개된 8회초 선취점을 얻고도 8회말 케스톤 히우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내줘 1-2로 패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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