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에이스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고난을 뚫고 시즌 3승을 달성했다.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팀 승리를 이끌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5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류현진의 호투 속에 토론토는 2-1 접전승을 거두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달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며 반등한 류현진은 2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9월 첫 걸음도 산뜻하게 뗐다. 평균자책점도 시즌 3승(1패)과 함께 2.92에서 2.72까지 떨어뜨렸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원사격은 고사하고, 팀 동료들은 실책과 본헤드 플레이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1회초 2사에서 토론토 조나단 빌라르는 짧은 안타를 치고 2루까지 가려다 아웃됐다. 2회초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는 안타 후 오버런을 했다 1루로 돌아오다 포수 견제로 잡혔다. 빌라르는 4회에도 엉성한 주루 플레이로 견제사했다. 5회초 구리엘 주니어가 결승 투런포로 결자해지(結者解之)하지 않았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토론토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는 류현진은 타선의 대량득점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이날도 토론토 공격 이닝은 5분도 되지 않아 끝나는 경우도 나왔다. 공수교대 상황에서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다시 마운드로 나가기도 했다.
수비까지 흔들렸다. 2회말 선두타자 브라이언 앤더슨의 빗맞은 안타가 상대 행운이 안타로 둔갑했고, 코리 디커슨의 내야 땅볼 때 2루수 조나단 빌라르의 악송구로 병살플레이에 실패했다. 무사 1,2루 실점 위기에 놓인 류현진은 루이스 브린슨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한숨 돌린 뒤 1사 2, 3루에서 호르헤 알파로와 재즈 치좀을 연속 삼진처라히며 자력으로 위기에서 빠져나왔다. 동료들의 실책과 부진을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덮고 대량실점을 막은 류현진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QS로 팀을 지탱했다.
동료들의 잘못에도 류현진은 미동없이 평정심을 유지한 점이 더 빛났다. 계속되는 동료들의 엉성한 플레이에도 류현진의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전혀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후 “노력하다가 상대 팀에 당한 것이다. 투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동료들을 감쌌다. 토론토 선도 “류현진이 어려움에 몰린 팀 동료들을 구했다. 류현진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자신을 통제하며 프로 정신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엠엘비닷컴(MLB.com)의 키건 매티슨도 “토론토 선수 절반은 류현진에게 빚졌다. 저녁 식사를 대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토는 풍파 속에 흔들리는 배와 같았다. 미국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앤드루 스토튼이 “류현진은 이곳에 이기려고 왔고, 토론토 선수들은 지려고 온 것 같다”고 꼬집었을 정도다. 하지만 류현진은 강철 멘탈과 뺴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팀을 풍파에서 끌어내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토론토에서뿐 아니라 빅리그에서도 톱클래스 에이스로 올라선 류현진의 면모를 또 한번 확인한 경기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