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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미국 내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펼쳐지고, 메이저리그(ML)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경기 보이콧을 통해 동참하고 있다. 흑인에 대한 공권력의 무차별한 탄압에 미국 전역이 공분에 휩싸였다. 엄중한 시기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자신의 등번호가 아닌 42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ML은 당초 4월 15일인 재키 로빈스데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이 늦어지자 29일(한국시간)로 연기했다. 전날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경기 보이콧을 강행한 탓에 등판일이 하루 밀린 류현진은 2013년 ML 데뷔 이후 처음으로 재키 로빈슨 데이에 선발등판 영예를 안았다. 재키 로빈슨은 ML 최초의 흑인 선수로, ML 내 인종 차별 혁파에 크게 공헌했다. ML 선수들은 매년 재키 로빈슨데이에는 모두 그의 상징인 42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미국 현지 사정과 올해 재키 로빈슨 데이는 모든 ML 선수들이 마틴 루서 킹이 된 듯한 인상을 준다.
동양인인 류현진도 ML 진출 이후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을 당해왔다. 실력으로 편견을 깨부쉈고, ML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사이영상 1위표 득표, 평균자책점 1위 등 굵직한 이정표를 세웠다. 최초의 아시아인 빅리거는 아니지만, 여전히 미국 내 인종차별이 뿌리 깊게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키 로빈슨 데이에 선발등판한 자체가 훗날 다양한 해석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2번 유니폼을 입고 뉴욕주 버팔로에 있는 살렌필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볼티모어를 상대했다. 핸저 알베르토의 기습번트 안타로 출발한 류현진은 앤서니 산탄데르의 좌중간 타구를 중견수 렌달 그리척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피부색은 경기력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게 1회부터 드러났다.
야구가 인생에 비유되는 만큼, 사람 사는 사회도 피부색이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게 자명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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