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한 후 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에 들게 한 뒤 신체 중요 부위 일부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법정에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공판에서 법정에 선 A씨(69)는 “계속 (전 남편에게) 맞고 살아서 2년 전 접근금지 신청까지 했다”면서 이혼 후에도 폭력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전 남편 B씨(70)의 집에서 수면제를 먹여 B씨를 잠들게 한 뒤 흉기로 신체 부위 일부를 절단한 혐의(특수중상해)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44년 전 B씨와 결혼했으나 잦은 폭력에 시달리다 2018년 6월 황혼 이혼을 했다. 그러나 다리 등을 수술한 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겨 전 남편 B씨와 다시 왕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남편 B씨는 ‘(피고인을) 원망하는 마음은 없고 내가 그동안 홀대해온 죗값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속죄하면서 살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날 재판에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던 A씨는 재판이 끝나자 눈물을 흘리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