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유튜버로 빠르게 선회한 이유요? 더 낭비할 시간이 없었어요."


밴드 '어바우츄'에서 드러머로 활동하다 올해 3월 팀에서 퇴출당한 빅터 한(24).


모 커뮤니티에 직접 그 사실과 '8년 연습하고 스틱 부러뜨려서 3주 만에 회사 짤린 썰'이라는 유튜브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었다. 억울해하는 대신 빠르게 유튜버로 태세 전환을 했다. "불쌍히 여겨 주세요. 뭐든 할게요"라는 그는 유튜브의 정서와 맞아 떨어졌다.


'드럼좌' 채널 개설 2주 만에 구독자 20만 명, 5개월이 지난 지금은 구독자 42만 명을 돌파했으니 말이다. 자력으로 뉴미디어의 아이돌이 된 셈이다.


지난 7월 그의 이름은 포털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렸다. 코로나엑스엔터테인먼트(이하 코로나엑스)가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방송출연 및 연예활동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자해, 협박 등 자극적인 단어도 한 몫 했다. 앞서 빅터 한이 음악 방송에서 드럼 스틱을 부러뜨린 것이 퇴출의 주요 이유였다고 밝힌 반면, 코로나엑스 측은 그가 "음악 방송 대기실 앞 복도에서 스태프를 불러놓고 자신의 팔뚝을 그어 피를 보이는 등 위협을 가했다"라고 주장했다.


빅터 한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데뷔 전부터 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고, "몸에 상처를 내는 것"으로 해소했으며 "회사의 직원들이 알고 있었고 남을 위협한 적은 결코 없다"라며 재반박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더 활발히 유튜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복을 입거나 탈의한 채 드럼을 연주하고 예능 콘텐츠를 제작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제 행동 하나하나가 포트폴리오가 되니까요. 뒷광고 빼고 다 합니다"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빅터 한을 직접 만났다. 브라질·한국 혼혈의 훤칠한 비주얼과 조심스러우면서도 거침없는 입담. 그에게는 스타성이 분명 있었다.



Q. 빅터 한을 알게 된 것은 MBC'라디오스타'를 통해서였어요. 쟁쟁한 스타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더군요.


공중파 예능은 처음이었어요. 출연진 모두 다 프로라고 생각했어요. 전쟁터 같았거든요. 그렇지만 연습생 생활을 하며 꿈꿔온 것들이라 긴장할 틈이 없었죠.


Q. 방송 출연 직후인 7월 11일 코로나엑스 측이 방송출연 및 연예활동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입장을 밝혔어요.


아무래도 그때가 좋은 시기였겠죠. 덕분에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두세 번 올랐네요.


Q. 빅터 한의 입장과 다르게 그들은 자해 및 위협 논란을 방출의 이유로 들었어요.


저에게는 녹취록이 있고 그거에 근거해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코로나엑스 측의) 기사가 나오기 이틀 전 대표님께서 증거가 있다며 제게 녹취록을 보내셨어요.


꼼꼼히 들어보니 제가 첫 영상에서 밝힌 내용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영상이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고 판단했는지 법정엔 제출하지 않으셨어요. 재판장님이 좋은 판결을 내려주시겠죠.


Q. 오히려 활동비 미정산, 따돌림 및 방치 등을 당했다고요?


그거에 대한 증거도 있습니다. 활동비 미정산의 경우 회사 생활을 하며 보통 법인카드로 식사하거나 물품을 구매하기 마련인데, 법인카드에 돈이 없어서 대신 결제한 금액을 못 받은 적이 있고요.


책상을 구입하라셔서 샀는데 현금 결제라 지출증빙이 안 된다는 이유로 못 받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 제 짐을 가져와야 한다면 책상 여덟 개도 챙겨야 하는데, 그건 너그러운 마음으로 쓰시도록 두겠습니다.


Q. 코로나엑스 측에서 7월 21일 소속 가수 민티를 어바우츄 의상 횡령 혐의로 고소했어요. 물품을 가져갈 당시 빅터 한이 상자를 가져가는 것이 포착되어 참고인으로 기재했다던데.


사실 저를 엮으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가져갔다는 박스가 뭔지 모르겠어요. 옮기라셔서 옮긴 걸 수도 있고 버려달라는 걸 버린 걸 수도 있고요. 워낙 오래전 일이라서요. CCTV 제게 보내주시면 답변을 드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Q. 빅터 한 앞에는 '드럼좌'라는 수식어가 붙어요. 어떻게 얻게 된 별명인지?


친구가 모 커뮤니티에 제가 언급된다며 검색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찾아보니 '드럼좌'라는 수식어로 방송에 나갈 때마다 움짤이 올라오더군요. 그걸 보며 퍼포먼스를 연구했어요. 그 칭호가 좋아서 유튜브 채널명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Q. 3월에 소속사에서 퇴출당했다는 것과 유튜버 시작을 알렸어요. 빠른 선회를 한 이유가 있나요?


더 낭비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8년 동안 달렸는데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었어요. 들려주는 것만이 아닌 보여주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인데 유튜브만 한 플랫폼이 없다고 생각했죠.


Q. 드럼 커버 영상 뿐 아니라 먹방, 예능, 책을 읽어주는 등 콘텐츠가 다양합니다.


지금은 치아 교정 때문에 주춤하지만 뭘 맛있게 먹는 편이거든요. 성우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책을 읽어주고 싶었고 ASMR도 해보고 싶었고요.


요즘은 채널 내에서 '드럼좌의 게임'이라는 예능을 만들고 있어요. 다양한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채널에 올라오는 드럼 커버 영상의 퍼포먼스를 보고 감탄했어요.


듣기만 하는 음악의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K팝의 성공도 그 증거 중 하나죠. 잘 짜인 안무를 잘 갖춰 입은 젊고 잘생긴 가수들이 공연하잖아요.


연주도 똑같아요. 까만 화면에 드럼 소리만 나오는 것보단 강렬한 표정과 몸짓, 착장이 음악과 어우러졌을 때 음악이 더 잘 와 닿고 공감되겠죠. 언어보다 비언어가 감정 전달에 주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Q. 예능에서의 빅터 한은 에너지와 센스가 넘치더군요.


꿈꿨던 일인데 텐션이 죽어있을 수 없죠. 그게 제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이니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요.


예능 섭외요? 많이 오죠. 욕심을 부려 잘할 수 없는 걸 하면 독이 된다고 생각해요. 삐끗하면 안 되니까요. 그렇지만 뒷광고 빼고는 다 합니다.(웃음)


Q. 가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 있나요?


해야죠. '드럼좌의 게임'이 그런 내용이기도 하고요. 솔로 가수로 음반도 내고 공연도 하고 싶어요. 밴드 음악을 선호하지만 메뉴가 많으면 좋잖아요. 일렉트로닉이나 EDM이 될 수도 있겠네요.


Q. 빅터 한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세계 정복. 장난이고요. 하하. 더욱 가수 같으면서도 더욱 유튜버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둘의 장점을 잘 끌어내서 더 관심받으며 끼를 뽐내고 여기저기서 활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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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유튜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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