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ACL)
울산 현대 원두재(오른쪽)가 지난 2월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도쿄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상대와 볼다툼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감감무소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FC) 10월 재개가 확정됐지만 정작 구체적 장소는 아직도 결정이 되지 않았다. ACL 참가 팀은 물론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답답해하고 있다.

10월 재개하는 올시즌 ACL 동아시아 지역 경기 중 수원 삼성이 속한 G조, 전북 현대가 속한 H조 조별리그 잔여 경기는 AFC 본부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다. 그런데 FC서울이 속한 E조와 울산 현대가 있는 F조 경기 장소는 여전히 물음표다. 올 시즌 ACL은 코로나19 여파로 조별리그 2라운드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채 3월 전격 중단됐다. 이후 AFC 측은 수시로 재개 날짜를 고려했으나 도쿄올림픽 1년 연기 등과 맞물리면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올림픽도 미뤄졌고 최근엔 국제축구연맹(FIFA)이 하반기 A매치 일정도 모두 연기했다. 자연스럽게 ACL도 재개 불가론이 형성됐다. 그러나 ACL은 거액 중계권료와 더불어 올해로 주요 스폰서와 계약이 만료된다. 내년 스폰서 확보 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번에 취소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이미 녹아웃 스테이지를 유럽 챔피언스리그처럼 토너먼트로 치르기로 확정한 가운데 가급적이면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국가간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상이해 장소 섭외부터 쉽지 않다.

ACL 참가 팀 대부분 AFC에서 더욱더 현실적 판단을 이르게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 A구단은 “지금 아시아는 국가간 이동이 어느 대륙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ACL을 무리하게 치렀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단순히 이 대회 뿐 아니라 각 리그에도 엄청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구단은 “최근 J리그 사간 도스에서도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느냐. 단기간에 백신 등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ACL은 리스크를 안고 치르는 대회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참가하는 4개 팀 모두 K리그1 일정 소화에 부담을 안고 있다. 나머지 8개 팀도 맥빠진 시즌 막바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현재 ACL 재개 일정대로라면 조별리그를 통할 경우 11월 4일 16강전, 25일 8강전, 28일 4강전이 각각 열린다. 결승전은 12월5일이다. 올 시즌 K리그1은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축소 운영하고 있다. 정규리그를 2라운드 로빈(22경기)으로 치르고 파이널 라운드 5경기까지 총 27경기다. 비교적 여유있게 일정을 둘 수 있지만 ACL이 커다란 변수다. 앞서 프로연맹은 대표자회의를 통해 ACL 재개 이전에 파이널 라운드 2경기를, 이후 3경기를 치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K리그 팀이 ACL 8강 이상에 진출할 경우다. 설령 8강에서 모두 탈락한다고 해도 귀국 이후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라 2주 자가 격리를 시행해야 한다. 또 프로연맹은 자가 격리 이후 최소 팀 훈련 시간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즉 아무리 빨라야 12월 둘째주 주말(12~13일)이 돼서야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결승 무대를 밟을 경우엔 크리스마스가 포함된 12월 마지막주에 잔여 경기를 몰아서 치러야 한다. 이를 두고 K리그 참가 구단 사이에서는 “프로연맹 뿐 아니라 동아시아 리그 차원에서 AFC의 답변만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 문의를 통해 플랜B, C를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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