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5년을 기다렸다. 촬영현장에 다시 선 배우 엄정화(51)는 간절한 시간이었던만큼 모든 에너지를 영화에 쏟아부었다고 했다.

한국 최초 기내 액션을 소재로 하는 ‘오케이 마담’(이철하 감독)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는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다. 전통시장의 꽈배기 맛집 사장이자, 연하 남편 석환(박성웅 분)의 아내 미영을 연기한 엄정화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원톱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어나간다.

오케이마담2

◇ 숨겨둔 액션 본능 폭발!…엄정화가 5년을 기다린 이유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엄정화는 5년만의 스크린 복귀를 앞두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댄싱퀸’(2012), ‘미쓰 와이프’(2015) 등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보여왔던 엄정화는 ‘오케이 마담’ 미영 역시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지만 액션 연기가 더해졌단 점에서 엄정화에겐 또 다른 도전이었다.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액션을 할 수 있다는게 가장 좋았다. 그 자리에서 술술 읽었고 계속 ‘빵빵’ 터졌다. 이걸 어떻게 찍으면 좋을까 상상하게 됐다.”

제작이 확정도 되기 전부터 액션스쿨을 끊을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는 엄정화. 그래서일까. 미영은 평소엔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좁은 비행기 내부에서 기내 도구를 활용한 맨몸 액션은 통쾌함을 안긴다. ‘오케이 마담’이 엄정화의 숨겨둔 액션 본능을 깨운 듯했다. “처음 시작할 땐 덜컥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영화관에서 보니 사운드 효과 등 후반작업이 더해지면서 통쾌함이 확실히 배가되더라. 이렇게 미션처럼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건 연기자로서 괴로움이자 또 작품의 매력인 거 같다.”

애교쟁이 연하 남편으로 변신한 박성웅과 티키타카 부부 케미도 ‘오케이 마담’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다. 엄정화는 박성웅에 대해 “아이 같은 순수한 귀여움이 있으셨다. 성웅 씨 때문에 ‘여봉봉’이란 말도 처음 들어봤다. 징징거리는데 귀엽더라”라고 회상하며 “뿐만 아니라 배정남, 이선빈 등 참 오랫동안 볼 친구들을 만난 거 같아 마음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카메오로 참여한 김남길에 대해선 “가만히 있어도 든든했다. 현장에서도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의외의 캐스팅이었는데 스스로 되게 즐거워해 주시고 즐겨 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엄정화

◇ “나이? 장벽 안 돼”…여배우·여가수 편견에 도전장 낸 ‘디바’

‘한국의 마돈나’라는 수식어를 가진 엄정화는 27년이 넘는 시간동안 가수와 배우 장르를 불문하는 활약으로 도전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탓에 엄정화는 후배 가수들의 ‘롤모델’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배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효리 등 후배 여자 솔로 가수들과 함께 하는 ‘환불원정대’의 결성도 큰 관심을 받았다.

“벌써 데뷔 30년이 되어 간다니, 디너쇼라도 해야되나”라며 털털한 웃음을 지은 엄정화는 여배우로서 나이 먹는다는 것에 대한 질문에도 의연했다. “나이야말로 노력없이 먹기만 하는 건데, 굳이 나이에 쫓길 필요가 있을까. 나이 때문에 못한다는 건 없는 거 같다. 최대한 이 시간을 즐기고 싶다.”

‘오케이 마담’은 올여름 극장에 개봉하는 한국 상업영화 중 첫 여성 주연작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엄정화 역시 이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내면서도 김혜수 등 스크린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료 여자 배우들을 언급하며 힘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배우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영화의 시나리오가 부족해서 그렇지, 잠재력과 열정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배우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시나리오, 이야기다. 그게 매력적이라면 누구든 어려운 걸 뚫고라도 해내는게 배우인 거 같다”며 “무언가를 추억하는 배우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는 또래 여배우들이 곁에 있어 힘을 받고 자랑스럽다. 또 이런 제 모습을 보며 후배들에게도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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