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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중일 감독(왼쪽)과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지난 5일 광주 경기를 앞두고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 KIA 타이거즈 제공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재치있게 인터뷰에 임했다. 무려 35년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어쨌든 태평양 건너 무대에서 홈런 친 것을 기억하는 듯 유쾌한 농담을 건넸다.

윌리엄스 감독은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지난주 류 감독과 약속부터 실천했다. 그는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류 감독님께서 친 홈런 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직접 나오셨다. 정확히 위치를 알려주셨다. 내일 직접 그 장소에 가서 사진을 찍고 감독님께 보내드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윌리엄스 감독은 “좌측 펜스 곰그림이 있는 곳 2미터 위가 류 감독님 홈런 장소다. 정확히 외웠다. 류 감독님을 대신해 스프레이 페인트로 표시해 기념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KIA와 LG는 지난주 광주에서 주중 3연전에 임했다. 당시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이 선물하는 와인에 대한 답례품으로 홍삼 엑기스를 전달했다. 선물을 교환하면서 대화를 나눴고 이 자리에서 류 감독은 윌리엄스 감독에게 자신이 잠실구장 통산 첫 홈런을 쳤다고 했다. 실제로 류 감독은 1982년 7월 17일 잠실구장 개장 기념 우수 고교 초청대회 결승전에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한국 야구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런데 윌리엄스 감독 또한 현역시절 잠실구장 홈런을 기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5년 7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미 대학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윌리엄스 감독의 홈런타구도 류중일 감독과 흡사한 위치였을 가능성이 높다. 메이저리그 통산 378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고 기록돼 있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당시 홈런 지점을 묻자 윌리엄스 감독은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무려 35년이 지난 일인 만큼 뚜렷히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윌리엄스 감독은 “류 감독님 홈런보다 조금 위였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알루미늄 배트를 썼다. 그래서 아마 조금 더 위쪽에 타구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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