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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청계천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중간에 간이 체육시설이 많이 있다. 그곳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이 있고 간단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공중걷기, 팔과 허리돌리기, 파도타기, 철봉 등 야외 운동기구를 이용할 수 있다.
한강 초입에 다다르면 살곶이 체육공원이 나온다. 그곳엔 스케이트파크와 농구장 등이 있다. 그런데 노란색 테이프가 폴리스 라인처럼 시설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입장이 금지된 상태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위해 해당시설을 폐쇄하니 협조 부탁한다는 안내문도 붙어있다.
살곶이 체육공원 뿐 아니라 정부 및 지자체가 운영하는 야구장, 축구장, 풋살장, 농구장 등 각종 야외 체육시설은 대부분 같은 상황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공공시설물을 폐쇄하는건 이해가 간다. 그런데 묘하다. 바로 옆에 있는 공원, 산책로, 천변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공원은 열려있고 해수욕장도 개장했다. 그런데 같은 하늘 아래 공공체육시설은 닫혀있다. 무슨 차이인가.
공공시설이 문을 닫자 오히려 사설 체육시설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골프장도 문전성시다. 실내시설인 식당, 주점, 학원에도 사람은 넘쳐난다. 그런 곳 보다는 오히려 야외 체육공원이 더 안전해 보인다.
공공체육시설은 모든 지역민을 위한 장소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특히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위한 공간이다. 부유한 사람은 굳이 공공시설을 찾지 않아도 갈 곳이 많다. 그러나 평범한 소시민은 다르다.
방역은 중요하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공공체육시설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고 운영되는 곳이다.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 곳을 무턱대고 폐쇠하는 건 탁상행정에 가깝다. 현실과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행정이다. 또한 책임질 일은 전혀 만들지 않겠다는 수동적 사고의 산물로 볼 수도 있다.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가장 쉬운 결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연 공공체육시설의 폐쇄가 국민안전을 위한 조치인지 의구심이 든다.
공공체육시설을 폐쇄하는 논리라면, 학원, 교회, 병원, 주점, 도서관, 쇼핑몰 등 실내시설을 더 철저히 방역하는게 합당해 보인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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