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정호,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KBO리그 복귀 논란과 관련한 사과 기자회견을 갖고 음주 운전 전력에 대해 사과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키움의 고민은 어디에 닿아있는 걸까.

지난 23일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 종료 후 공은 그의 보류권을 쥐고 있는 키움으로 넘어갔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선언 후 “기자회견 이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키움은 기자회견 후에도 “기자회견에서 보여진 강정호의 진정성과 언론과 팬들의 반응 등을 검토해 판단할 예정”이라는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 없는 답변을 내놨다.

키움의 입장을 뜯어보면 강정호 거취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강정호가 KBO리그 복귀를 선언한 뒤 더욱 거세진 비판 여론은 기자회견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음주운전을 세 차례나 저질렀고, 진정성이 담긴 사과가 아닌 ‘복귀를 위한 사과’를 한 강정호의 태도에 반대 여론은 더욱 강해졌다. 키움 손혁 감독도 “내 의사보다 야구팬들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키움이 강정호를 품는 건 기존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나 다름없다. 강정호에게 쏠려있는 비판의 화살이 키움으로 번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키움은 강정호의 거취를 놓고 심사숙고 하고 있다. 무엇을 고민하는 것일까. 여론만 살핀다면 강정호에게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보다 더 강한 징계를 내려 사실상 선수 생명을 마치게 하거나 아예 계약을 하지 않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고심을 하고 있다는 것은 무언가 걸리는 요소가 있다는 의미다. 함께 뛰었던 동료이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큰 금액을 안겨준 선수를 무참히 내쳤다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전력 보강 차원에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결국 강정호가 자초한 일이다. 강정호가 저지른 범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거기다 사고 이후 강정호가 취한 무책임한 태도는 스스로를 옭아맸고, 고립시켰다. “무지했고 어리석었다”고 뒤늦은 자기 반성을 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미 강정호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차가울대로 차가워졌다. 스스로를 구렁텅이로 내몬 강정호를 굳이 키움이 안고 갈 이유는 없어보인다. KBO가 주창하는 클린베이스볼과 구단 이미지만 추락할 게 뻔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강정호는 기자회견에서 ‘키움 자체징계가 KBO 상벌위원회 징계보다 더 크더라도 감수할 것인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어떤 징계가 나오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키움을 비롯한 나머지 9개 구단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키움은 강정호 거취에 대해 “길게 끌 사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맞다. 이미 나와있는 답을 가지고 길게 끌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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