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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많은 사람들이 해외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렸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제주도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제주도도 선뜻 가기 망설여진다. 이때쯤 시도할 만한 여행은 SUV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차박’이다.
올해 ‘언택트’ 열풍을 타고 차에서 잠을 청하는 차박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중·대형 SUV 출시가 늘어나면서 차에서도 2인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캠핑 관련 동호회에서도 차박에 좋은 차량들을 언급하고 체험기를 올리곤 하는데 그 중에서 특히 관심이 높은 차량이 쉐보레 트래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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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가 인기 있는 비결은 3열 좌석을 보유한 중·대형 SUV 중에서도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쉐보레는 전장이 5200㎜에 달한다. 모하비(4930㎜), 팰리세이드(4980㎜)는 물론 카니발(5115㎜)보다도 크다고 하면 트래버스의 내부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트래버스의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꽤 평평한 상태가 된다. 차박을 즐기는 이라면 이 상태에서 바로 차량용 에어매트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꽤 훌륭한 2인용 침실을 만들 수 있다. 넓은 공간만큼이나 넉넉한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스노보드나 서퍼보드 같이 부피가 큰 짐도 손쉽게 실을 수 있다. 3열 레그룸 길이도 85㎝에 달할 정도로 넉넉해 무늬만 3열인 다른 SUV와 달리 7인이 탑승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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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가 크고 차량이 무겁지만 3.6ℓ 가솔린 엔진으로 출시돼 힘이 좋다. 육중한 크기와 달리 가속력도 뛰어나고 진동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노브를 살짝 돌리는 것만으로 2륜과 4륜 전환이 가능하다. SUV답게 오프로드와 험로 주행 시 4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물렁해 호·불호가 갈릴 듯한데 4륜 모드로 주행하면 과하게 느껴졌던 부드러움을 다소 줄일 수 있다.
시승기를 위해 강원도 고성 아야진 해수욕장까지 왕복 주행했는데 트래버스의 첫 번째 단점을 이 때 느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는 터널이 족히 40개는 되고 가장 긴 터널은 무려 12㎞ 길이에 달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터널을 응시하며 1시간 이상 운전하다 보니 유난히 더 피곤했다. 후속 모델에는 크루즈 기능이 꼭 추가됐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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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에 도착한 뒤 한적한 바닷가 옆에 주차하고 2, 3열을 접어 휴게공간으로 만들었다. 3열에는 220V 전원 연결을 위한 소켓과 USB 단자, 그리고 컵홀더도 있어 아이들은 운전 중에는 태블릿PC를 충전하며 시청했고 해수욕장에 도착해서는 창문을 가리고 안에서 옷을 편하게 갈아입을 수 있었다. 캠핑을 자주 간다면 트래버스만큼 편한 차가 있을까.
룸 미러는 일반 미러 대비 300% 넓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룸 미러가 사용됐다. 초광각 렌즈를 사용했기에 화각 왜곡이 있지만 후방을 넓게 볼 수 있어 적응되니 편리했다. 무엇보다 꽤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하게 보였다. 센터콘솔 박스는 팔걸이 높이에 마련돼서 오른손을 편안하게 올려놓고 기어를 조작할 수 있었다. 8인치 디스플레이를 올리면 드러나는 히든 큐브 수납공간도 인상적이었지만 요즘 트렌드에 비춰보면 다소 작은 디스플레이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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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의 옵션들은 2020년형 차량들과 비교하면 분명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실내공간과 넓은 적재공간은 좁은 실내공간이 싫은 이들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3열이 확실하게 제 구실을 하고 단단한 차체로 보다 안전하다 느껴지는 트래버스는 차박 마니아, 캠핑 마니아에게 대안을 찾기 힘든 최적의 차량이 될 듯하다.
part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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