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맥카티
설치미술가 데이비스 맥카티의 대표작 ‘펄스 포털(pulse portal)’ 출처|맥카티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9개월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걸그룹 트와이스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사용된 조형물이 표절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문제의 조형물이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시 중인 유명 작품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이 작품은 앞서 미국 벨로잇, 시카고 등 여러 도시에서도 전시됐다.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유명한 작품인데다 너무도 흡사한 모습으로 제작된 조형물이 오랜 준비 끝에 선보인 신곡 ‘모어 앤 모어(MORE & MORE)’의 뮤직비디오에 어떻게 버젓이 실릴 수 있었는지 의문이 더해진다.

관련 사건은 설치미술가인 데이비스 맥카티 측이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트와이스가 내 조형물을 표절해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라고 주장하며 처음 알려졌다. 그는 “뮤직비디오 ‘MORE & MORE’는 벌써 1500만 뷰를 넘어섰다. 이것은 예술에 대한 노골적인 저작권 침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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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신곡 ‘모어 앤 모어’ 뮤직비디오. 출처|유튜브

지난 1일 첫 공개된 트와이스의 신곡 ‘모어 앤 모어’ 뮤직비디오에는 맥카티의 작품과 상당히 유사한 조형물이 2분37초 경부터 약 15초간 계속 노출된다. 호수 위에 세워진 무대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트와이스가 바로 그 앞에서 춤을 춘다.

이 조형물은 색색 유리를 이용해 빛이 부서지는 모양을 연출하는 맥카티의 작품 중 대표작이라고 할 ‘펄스 포털(Pulse Portal·맥박 문)’과 몹시 흡사하다. 맥카티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작품 사진과 함께 “2017년 선보인 이 조각품은 ‘A디자인 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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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데이비스 맥카티의 대표작 ‘펄스 포털(pulse portal)’ 출처|맥카티 홈페이지

작품 설명에는 ‘디크로익 플렉시글래스와 철로 제작된 20피트 길이의 아치형 작품으로 2016년도에 제작’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맥카티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관련 작품과 함께 이 작품의 전시를 소개하는 ‘뉴욕 타임즈’ ‘시카고 트리뷴’ ‘포브스’ ‘비즈니스 데이’ ‘더 썬’ 등 여러 신문 보도도 올려놓았다.

게다가 문제의 조형물은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이기도 했다. 맥카티 측은 “펄스 포털은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직접 보고 있으며, 현재 라스베이거스의 15번 구역에서 전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JYP엔터테인먼트는 관련 논란이 확인되자 3일 “‘모어 앤 모어’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한 세트가 기존에 있는 특정 작품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이날 오전에 인지했다”면서 “뮤직비디오 제작사에 기존 작품의 원작자와 대화를 통해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본사도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출시하는 회사로서, 이런 일이 앞으로 재발하지 않도록 검증 시스템을 보완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간판 그룹 뮤직비디오에 표절 조형물을 싣는 실수는 뼈아플 수 밖에 없다.

트와이스는 국내를 넘어 이미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류 톱 그룹으로 성장했다. 표절이라는 불명예가 아티스트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생각한다면 두 번 없어야할 실책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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