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직접 만난 송이 매니저(임송, 25)는 방송과 같았고 또 달랐다. 웃을 때 휘어지는 눈과 손을 모으는 제스쳐는 같았고 이직과 유튜브 소식을 전하며 미래를 그리는 단단함은 달랐다.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병아리 매니저'로 남고 싶지 않아요. 언제까지나 못하는 사람, 부족한 사람, 어리숙한 사람일 수 없잖아요"라고 답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박성광의 매니저로 출연한 임송. 이제 막 첫발을 뗀 사회초년생 그에겐 다른 매니저들과는 다른 지점이 있었다. 고군분투하며 주어진 일을 해내고야 마는 성실함과 요즘 애들 같지 않음으로 대변되는 순수함. 그런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자신을 투영하고 공감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그의 등장이 박성광에게 제2의 전성기를 부여했고 '전참시' 흥행의 궤를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윗가이'라는 새 이미지를 입은 박성광은 동반 광고 촬영을 하는 등 '임송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그해 둘은 MBC 연예대상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4월 임송은 퇴사 소식을 전했다. 높았던 관심을 증명하듯 수많은 추측이 뒤따랐고 소속사에선 "꿈을 향해 도전하려는 열정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라며 이례적으로 매니저를 위한 공식 입장을 냈다.


임송의 연관검색어에 근황이 추가되었을 무렵 그가 유튜브로 돌아왔다. '임송채널'을 오픈하고 영상을 통해 퇴사 이유를 밝힌 것.


양재천 인근의 카페에서 임송 매니저를 만났다. '전참시' 하차 이유부터 유튜브 도전 비화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작년 4월, 건강이 안좋아져 퇴사 후 본가에 내려가 요양 겸 휴식을 취하다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매니지먼트그룹(PMG)라는 회사고 어느덧 3년 차 매니저가 되었어요. 유튜버도 겸하고 있습니다.


Q. 계속 매니저로 일하고 계신 거군요.


몸과 마음이 지쳐 더는 이쪽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느꼈을 때 사수였던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다른 세계의 매니저 일을 보여주겠다며 설득하셨죠. 처음 일을 시작할 때의 다짐과 목표가 떠올랐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욕심이 생겼죠.


영화사에 취직했다고 오해들 하시는데 PMG는 영화제작과 캐스팅 업무를 겸하는 신생기획사예요. 배우분들과 함께 미래를 꿈꾸며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전참시'에 출연하게 된 건가요?


당시 팀장님이 전화로 "너 방송 출연해도 돼? 걸리는 거 없지?"라고 물으셨고 갑작스럽게 출연이 결정됐죠. (박)성광 오빠를 위한 거였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었어요. 촬영하며 오빠와 많이 친해져 하기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감사한 경험이죠. 어느 누가 이런 초짜를 데리고 방송을 하겠어요. 하하.


Q.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는데 그만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반인인 제가 주목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도 어색하고 제 반응이 죄송스럽기도 했고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칭찬보단 악플이 더 크게 와닿았고 공황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었죠. 부인과 질환으로까지 이어지니 제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어요. 성광 오빠와 결혼을 해서 일을 그만둔다는 루머를 봤을 때 "아 속세를 떠나자. 난 끝이다"라고 생각했죠.(웃음)


Q. 지금도 박성광 씨와 잘 지내시죠?


오히려 지금 더 잘 지내요. 떨어지니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나 봐요. 한 달에 한 번은 꼭 만나고 전화나 문자도 자주 나눠요.


코로나 때문에 결혼이 미뤄졌다는 기사를 봤는데 안타깝더라고요. 준비 기간이 늘어난 만큼 잘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빠를 닮지 않고 이솔이 언니를 닮은 예쁜 아이도 보셨으면 좋겠어요. 곧 마흔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할 텐데. 하하. 앞으로도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제3의 전성기를 맞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병아리 매니저'로 남고 싶지 않았어요. 언제까지 못하는 사람, 부족한 사람, 어리숙한 사람일 수 없잖아요. '악플 때문에 그만뒀으면서 왜 해?' 같은 반응이 있을까봐 겁이 나기도 했는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요? 고민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전 사수셨던 지금 회사의 팀장님께서 유튜브가 제가 하는 고민을 해결해 줄 거라며 응원해주셨어요. 알을 깨고 나오기 시작한 단계라고 생각해요.


Q. 방송에서 보였던 것과는 달리 단단한 느낌이에요.


그때는 많이 부족했죠.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성장했어요. 이전에는 현장에서 저를 알아보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너스레를 떨며 인사드리죠.


매니저가 뒤에서 연예인을 받쳐주는 직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바뀌었어요. 제가 밝아짐으로써 배우에게 빛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이 능글맞아졌어요.


Q. 어떤 콘텐츠로 유튜브를 운영 중이신가요?


다이어트 콘텐츠 '홈트의 정석'을 찍고 있어요. 트레이너 선생님과 열심히 운동 중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밥을 먹을 때도 살이 빠진다고 믿으며 먹고, 몸무게가 줄지 않아도 줄어가고 있을 것이라 믿어요. (웃음)


'연예인 리뷰'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을 다뤘는데요. 필모그라피보다는 이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좋은 활동을 하는지 등 인간적인 매력를 알리고 싶었어요. 특히 고필규 배우님을 좋아하는데, 영상을 보시고 고맙다고 댓글을 남겨주셔서 영광이었죠.

 

'나 매니저 하기'는 브이로그 겸 챌린지예요. 내가 이렇게 꿈 많은 사람이었나를 깨닫게 해준 콘텐츠입니다.


Q. 매니저 일과 병행하는 게 힘들지 않으세요?


제가 선택했고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출근이 줄어 집에서 원활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책임감 있게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전참시에 얼굴을 비추셨어요.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


100회 특집 떡 먹으러 오라셔서 인사 드릴 겸 갔다가 출연하게 되었죠. 예전엔 방송에 나가는 것이 부끄러웠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지 즐거웠어요. 유튜브 채널을 유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 때문인가? 하하.


급하게 그만두는 바람에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반가워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아직도 내가 환영받는 사람이구나 기뻤죠.


Q. 제의가 온다면 방송에 출연할 마음이 있으신가요?


정말 정말 감사하겠지만 매니저 일이 우선이기 때문에 회사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담당 배우와 함께 '전참시'도 다시 출연해보고 싶어요.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우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어요. 힘들었지만 지금은 유튜브도 일도 무척 행복해요. 유튜브를 통해 좌절하지 않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커리어적으로는 더 열심히 해서 승진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닮고 싶은 매니저가 되고 싶고요.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는 사람이요. 너무 자서전에 나올 법한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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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임송 제공, 유튜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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