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사망 시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미 전역에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말보단 행동으로 앞장선 스타들이 미국내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에 힘을 더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면서 목을 무릎으로 압박해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 날 죽이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분노가 촉발됐고 현재 미국 전역에는 폭력 시위 사태가 발발했다. 여기에 2일 시위 총격전 중 무고한 시민인 흑인 1명 사망하며 시위는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 유명 스타들은 SNS를 통해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을 이끌며 사건의 진실을 요구하고 ‘#justiceforfloyd’ ‘#GeorgeFloyd’ 등 해시태그로 피해자를 추모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그의 이름을 부르자. 조지 플로이드”라는 글과 함께 플로이드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비욘세는 “우리는 정의가 필요하다”며 청원 링크를 올려 참여를 독려했다. 모델 나오미 캠벨도 ‘흑인은 당신의 적이 아니다’라는 글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는 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고, 레이디 가가는 온라인 행사 ‘리스닝 파티’를 이번 사건으로 연기하면서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더 적극적으로 직접 시위에 참여한 스타들도 있다. 가수 닉 캐논은 조지 플로이드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인 ‘Please, I Can’t Breathe(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적힌 상의를 입고 미니애폴리스 시위대와 함께 행진했다. 시카고 시위에 참여한 배우 존 쿠삭은 경찰에게 진압봉으로 위협받는 등 위험한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져 걱정을 사기도 했다.

가수 할시도 지난달 3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해 경찰이 군중을 향해 쏜 고무탄으로 두 발을 맞았다고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위에 참여한 배우 켄드릭 샘슨도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타박상을 입었다. 샘슨은 직접 자신의 상처를 공개하며 “고무탄과 시위 진압용 곤봉으로 일곱 차례나 맞았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1일 아리아나 그란데는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시위에 직접 참여했고 그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시진이 잇따라 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많은 팬들은 영향력 있는 스타가 인종차별 등 인권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직접 시위에 참여하는 모습에 “용기가 멋있다” “나서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며 크게 환호하고 있다.

흑인 사망 시위2

국내 스타들도 분노의 목소리에 동참했다. 가수 에릭남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갓세븐 마크는 조지 플로이드를 위해 추모기금 7000 달러를 전달했다. 박재범이 수장으로 있는 하이어뮤직도 흑인 인권 운동 관련 캠페인 단체에 21000달러를 기부했다.

반면 점점 과격해지는 시위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며 소신을 전하는 스타들도 있다. 상점이 약탈을 당하고, 수십건의 화재가 발생하는 등 시위가 격해지자 마이클 조던은 “매우 슬프고 진심으로 고통스러우며 분노를 느낀다”면서도 다만 “평화적인 방법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우리의 뜻을 표현해야 한다”고 시위가 과격해지고 폭동사태로 이어지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유명 스타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사건의 공론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 교민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편적 인권이 침해되고 있는 현실에 분노하며 사회문제에 앞장서고, 과격한 양상으로 번지는 시위의 모습에는 반대의 소신있는 목소리도 내는 스타들의 모습이 대중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국민을 넘어 전 세계적 관심과 분노를 이끌어내는데 스타들의 사회적 관심 촉구와 공개적 지지 호소가 발휘한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경제 상황에 이번 인종차별 사건까지 그간 쌓였던 미국 국민들의 분노가 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는 스타들의 연대의 힘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닉 캐논, 존 쿠삭, 아리아나 그란데, 켄드릭 샘슨, 에릭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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