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말 1사 1,2루 찬스 삼진으로 물러나는 박병호[포토]
키움 4번 박병호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프로야구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3회말 1사 1,2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클린업 박병호(34)와 시너지를 낼 키움의 5번타자는 누구일까.

‘홈런왕’ 박병호의 침묵이 길다. 개막전이었던 5일 광주 KIA전에서 마수걸이포를 터뜨렸고, 바로 주말 홈 개막시리즈 1차전이었던 8일 한화전에서 2호 홈런까지 때려내며 빠른 시동을 거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10경기째 홈런 소식이 없다. 최근 경기였던 20일 SK전에서는 볼넷 하나를 고른 뒤 삼진과 뜬공, 땅볼에 그쳤다. 10경기 타율은 0.088, 시즌 타율은 0.180까지 떨어졌다.

초반 타격 슬럼프 조짐이 짙다. 다만 사령탑의 믿음을 흔들 정도는 못 됐다. 전날 4번타자 및 1루수로 박병호를 선발라인업에 올린 키움 손혁 감독은 “1루에 서 있고 라인업에 있으면 그저 좋다”는 말로 간판스타의 존재감을 정리했다. “팀의 주축이자 4번타자고 공격 리더다. 부담이 있는 것 같다. 더 부담 안 주고 평상시처럼 하게 해주고 싶다”며 “병호에 대해선 별 얘기 안 하려고 한다. 알아서 해주리라 생각한다. 괜찮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박병호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뒤를 받칠 5번타자를 찾는 일은 더 중요해졌다. 서건창-김하성-이정후-박병호로 이어지는 1~4번 타순은 리그 전체로 봐도 최상위 레벨이다. 그러나 2019년 타점왕 출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의 공백을 아직 메우지 못했다. 거기에 차기 자원으로 점찍었던 김웅빈이 청백전 기간 부상으로 이탈하며 다음 순번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제까진 이택근, 박동원, 이지영, 임병욱이 주로 선발 출전했지만 임병욱마저 햄스트링을 다쳤다. 기록으로는 타율 0.353 1홈런 3타점을 한 박동원이 가장 우수하지만, 2인 포수 체제로 돌아가는 배터리를 고려하면 고정하긴 무리다. 20일 SK전에서는 상대 잠수함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강했던 김혜성이 5번으로 나섰으나 무안타로 침묵했다.

손 감독은 “타격코치와의 미팅에서 결정하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자리”라며 5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이택근과 박동원 중 하나를 쓸 계획이지만, 이택근의 체력도 고려해야 하고 이지영도 골고루 칠 수 있는 타자다. 누가 5번이 되든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가장 잘 쳐줄 수 있는 선수일 것”이라며 “당장 누구를 정해야겠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상대성도 고려하고, 최근 흐름도 보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줄 짝꿍을 찾는 일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