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첫 홈런의 기쁨을 나누는 롯데 마차도
롯데 마차도(가운데)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롯데의 개막전 7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KT 김재윤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롯데 타선이 부리고 있는 마법의 원천은 무엇일까.

2019시즌 롯데는 최하위로 추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투타, 공수 관련 대부분의 지표가 하위권을 맴돌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시즌 도중엔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는 악재도 겹쳤다. 현장과 프런트 모두 최악을 경험한 시즌이었다.

밑바닥을 경험한 롯데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윤원 단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성민규 단장 주도하에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이 롯데에 이식됐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도 자율 속 책임을 강조하며 선수들의 경쟁의식을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포수난 극복을 위해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뎁스 강화를 꾀했고,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안치홍을 영입하면서 공수에서 전력보강도 이뤄냈다. 새로운 시스템 아래 정신무장을 단단히 한 롯데는 2018시즌 꼴찌에서 지난해 5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NC처럼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비시즌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포토] 정훈 \'시원하게 날렸어\'
2020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롯데 정훈이 3회초 2사1,2루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선행 주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체 청백전과 교류전을 통해 나타난 롯데의 가장 큰 변화는 타선의 힘이다. 2019시즌 롯데의 팀 타율은 0.25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 홈런도 7위(90개)였고, 팀 타점(545타점) 순위도 가장 낮았다. 그랬던 롯데 타선이 비시즌 훈련을 거쳐 환골탈태(換骨奪胎)했다. 구조적으로 전에 없던 짜임새가 생겼다. 안치홍 영입으로 민병헌~전준우~손아섭~이대호~안치홍으로 이어지는 뜨거운 상위타선을 구축한 롯데는 교류전에서 유일하게 3할대 팀 타율(0.324)을 기록하며 교류전 전체 1위(5승 1패)에 올랐다. KT와 개막전에서도 경기 중반까지 뒤지다가 딕슨 마차도와 전준우의 홈런포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마차도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4타점을 쓸어담으며 수비형 외국인 타자라는 꼬리표를 단 한 경기로 뗐고, 몰라보게 체중 감량에 성공한 이대호도 2안타를 때려내며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6일 경기에서도 롯데 타선은 불방망이를 앞세워 1회 1점, 3회 5점을 뽑아내며 윌리엄 쿠에바스를 무너뜨렸다. 마치 트레이 힐만 감독 시절 홈런 군단으로 자리매김했던 SK 강타선을 연상케하는 현재 롯데 타선의 무서운 페이스다.

[포토] 라이언 롱 코치 \'한동희와 이야기 꽃\'
2020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롯데 라이언 롱 코치가 한동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롯데 선수단이 생각하는 타선 강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롯데 허문회 감독은 “우리팀 타자들의 기량이 좋지만 지난해엔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올해 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이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게 노력한 것이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 타자들의 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라이언 롱 타격 코치는 “1번부터 9번까지 뎁스가 정말 좋아졌다. 게다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 다수 포진돼 버텨주고 있다. 정말 큰 플러스 요인이라 생각한다”면서 “캠프부터 강하게 공을 치는 데 집중하라고 지도 중인데, 이점도 타선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이를 위해선 바디 포지셔닝, 자세, 타이밍 세 가지 항목 중 두 가지를 제대로 이행해야 가능하다. ‘라인 드라이브성 타구 만들기’가 우리만의 정체성이라 생각하고 향후에도 이 같은 철학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준우 또한 “올 시즌 라인업이 정말 조화가 잘 이뤄진 게 강해진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강타선으로 무장한 롯데가 2020시즌 KBO리그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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