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박원순 시장, 단계적으로 야구 관중 입장할 수 있도록...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KBO와 ‘코로나19에 대응 안전한 프로야구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잠실 ‘한지붕 두 가족’ 두산 LG가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잠실구장 소유주인 서울특별시가 구장 사용료 감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다. KBO리그를 산업화할 때 가장 필요한 ‘야구를 통한 수익 창출’을 잠실에서만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와 잠실구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KBO리그뿐만 아니라 국내외 프로스포츠 산업 전체가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잠실구장을 사용 중인 두산 LG는 구장 사용료뿐만 아니라 광고수익료 대부분을 서울시에 납부해 다른 구단과 비교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용료를 현실화하더라도 광고 영업과 수익을 구단이 주도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야구를 통한 수익창출을 이뤄낼 수 있다.

올해 펜스를 포함한 광고료는 172억원에 달한다. 서울시가 입찰을 통해 선정한 업체가 지난해 143억원보다 29억원 가량 인상된 금액에 낙찰을 받았다. 광고 판매액이 얼마이든 간에, 서울시는 이 액수의 73.5%에 달하는 127억원을 가져간다. 구장 사용료 30억원(연평균)까지 포함하면 잠실구장을 두 개 구단에 임대하는 것만으로도 157억원의 임대수익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구단은 구장 광고 판매액 중 45억원을 나눠 갖는데, 구장 사용료를 내고나면 8억원이 채 안되는 구장 수익을 얻게 된다. 잠실구장 내 입점한 매점 등 업체 수익금도 서울시가 가져가는 구조라, 사실상 두산과 LG는 입장수익과 중계권 수익 등 KBO가 지급하는 돈만 받는 꼴이다. 매일 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의 이점은 사실상 서울시의 배만 불리는 도구로 전락했다.

[포토]야구장 방역대책 직접 확인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운찬 KBO총재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정운찬 KBO 총재가 1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코로나19 방역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구장을 둘러보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특히 잠실구장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더불어 가장 낙후된 구장 중 하나로 꼽힌다. 하다못해 조명탑도 LED가 아닌 할로겐등을 쓰고 있다. 사직구장의 조명탑 퍼포먼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좌석 하나 교체하려해도 서울시 인가를 받아야 하는 등 국내 최대규모 구장이라는 자부심을 찾아보기 어렵다.

야구로 벌어들인 수익을 양질의 서비스로 팬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야구단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있어야 서비스 질도 높아질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잠실구장은 구조적 폐해 탓에 팬 서비스도 늘 제자리다. 박 시장이 지나가듯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한 마디가 야구팬이 체감할 수 있는 나비효과로 이어질지 눈길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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