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소형준 \'힘찬 투구\'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kt 선발투수 소형준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볼넷 2개가 아쉬웠다.”

6이닝 5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1자책점).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들어선 루키의 첫 경기 성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소형준(KT)은 잘된 점보다 아쉬웠던 점을 먼저 이야기했다. 첫 승리 투수가 된 것에 대해 들뜬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의 빈틈도 보이고 싶지 않은 소형준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소형준은 한화와 첫 교류전에 선발 등판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당초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에게 5이닝을 맡길 예정이었지만 소형준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1이닝을 더 맡겼다. 이 감독은 경기 중 인터뷰에서 취재진이 ‘5선발’ 이야기를 꺼내자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소형준에게 3선발을 맡길 수 있다는 의중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승리 투수가 됐지만 소형준은 자만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자신을 이끌어준 포수 장성우에게 공을 돌렸다. 소형준은 “(장)성우 선배 사인대로만 던졌다. 고개를 한 번도 젓지 않았다”면서 전적으로 장성우를 믿고 던졌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경기 중반 소형준이 연속 안타를 맞자 흐름을 끊고 마운드에 올라가 소형준을 다독였다. 소형준은 “‘위기는 언제든 오기 마련이다. 잘하고 있으니 하던대로 던지라’고 말해주셨다. 덕분이 안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성우가 내려간 뒤 소형준은 송광민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첫 경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소형준의 머릿속엔 보완해야할 점이 가득하다. 그는 “확실한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좌타자에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가장 자신있는 구종인 커브에 대한 만족도는 크지만 나머지 브레이킹볼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걸 첫 경기 후 깨달았다. 더불어 소형준은 “실투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식이긴 하지만 첫 경기부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승리 투수까지 됐는데 무덤덤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복기하는 소형준의 모습에서 완성형 투수로 거듭나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입단 동기이자 유신고와 청소년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어 누구보다 소형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강현우는 “투수는 멘탈 관리가 쉽지 않은데 (소)형준이는 멘탈이 좋다”고 말했다. 강현우의 말처럼 소형준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을 무기로 사실상 주전 라인업으로 출격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강백호에 이은 대형 루키의 등장에 KT도 한껏 고무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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