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미인애. 제공|bnt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배우 장미인애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비판 발언을 한 뒤 이에 항의하는 누리꾼과의 설전을 벌이다 돌연 은퇴선언을 해 이틀째 입길에 올랐다.

정치인도 폴리테이너도 아닌 그저 평범한 연예인의 개인적인 의견에 네티즌들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지만, 장미인애가 처음부터 이런 논란이 불보듯 뻔한 말로 대중들을 자극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장미인애를 이렇게 극단적으로 몰았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그가 앞서 자신을 둘러싼 프로포폴 수사, 열애설 보도 등에 대해 “정부가 나를 이용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해온 터라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비판으로 보여진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30일 장미인애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퓰리즘 정책으로 비판하고 나서며 시작됐다.

그는 “짜증스럽다 정말. 돈이 어디있어 우리나라에. 우리나라 땅도 어디에 줬지? 국민을 살리는 정부 맞나요? 저 백만원의 가치가 어떤 의미인가요, 대체! 뉴스 보면 화가 치민다. #재앙 #재난 저 돈이 중요해? #Whatthehell”이라고 주장했다.

뜻이 분명치는 않지만 위기상황에서 국가재원을 털어 소득 하위 70%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게 무의미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단순한 비판이었던 글은 “우리나라 땅을 어디에 줬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에 극우보수 세력이 문재인 대통령을 부르는 멸칭으로 사용하는 ‘재앙’을 해시태그로 달면서 망언으로 둔갑했고,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 당 10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미인애는 또 다른 글에서 “어질인 아니라 참을인이다, 나도 자유발언권 헬조선. 국민으로서 인권의 권리 이제 누리며 살겠다. 내 삶이니까.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지금이 IMF보다도 더 힘들어도 그때보다 더 지금 더 뭐든 해서라도 살아서 버티고 이기고 살 거다”라면서 “남들이다 ‘예’ 할때 난 양보하고 ‘노’했다. 아닌 건 아닌 거야. 아니라면 아닌 거야. 제발 소신 있게 사는 삶을 살길. 지금은 뭐라도 할거다. 이기적인 인간들”이라고도 했다.

장미인애는 이번 정권에서 뭔가를 많이 참았던 모양이고, 이제는 참지 않고 소신있는 삶을 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소신없는 삶을 사는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남들이 다 “예” 할때 자신은 “노”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다지 언급할만한 수준의 식견이나 깊이를 갖춘 비판은 아니었지만 얼굴이 알려진 배우의 발언이다 보니 30일 오후까지 계속 화제를 모았고, 비판자들을 끌어모았다. 이에 장미인애는 다시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술에 취한 듯 주술이 맞지 않는 우왕좌왕한 글이었고, 더 독해가 어려워졌다.

그는 “제가 답변을 드리고 물론 언행은 저도 실수이지만 저에게 악의적인 공격, 내 의도와 상관 없이 기자님의 글로 인해 전 세계가 아픔과 재난 재앙이 닥쳐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왜 이제 와서 국민이 어려움에 빠져 삶이 어려운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제 와서 지원금을 준다는 발표와 그 한번으로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 이후는 국민의 세금은 올라갈 것이며 모든 게 막히고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으로 올린 글이 이렇게 대한민국인 내 나라가 총선을 앞두고 이런 모습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저는 작은 마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한도에 기부를 하였고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저 또한 고생하는 분들을 걱정한 제가 바보 같이 느껴지네요”라면서 “더는 대한민국에서 배우로 활동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갑작스레 은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유추해보면 국민세금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임기응변식 정책에 불가하고, 이로 인해 세금이 올라갈 뿐이라는 주장으로 보인다.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주어지는 정책이니만큼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장미인애가 이에 대해 못할 말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누리꾼들의 질책이 이어지자 황당한 설전을 계속해 빈축을 샀다.

장미인애는 “100만 원으로 인생이 바뀌냐. 그 시간에 뭐든 버티고 일을 하던 뭘 하던 살아야지”라는가 하면 “우리나라 앞으로 어디 잘 사나 보자. 그거 받아서”라고도 했다.

또 “누가 받지 말랬냐. 여기서 시비 걸지 말고 받을 분들은 받으면 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좋아지면 좋은 거지. 나한테 난리야”라면서 “지금 뭐가 옳고 나쁜지는 선거 앞두고 쇼하는 거 같아서 뉴스 보고 화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미인애가 이토록 정부에 비판적인 이유를 유추할 수 있는 실마리도 제공됐다.

그는 한 네티즌이 지난 2013년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일을 두고 자신을 비판하자 “그거 다 나라에서 이용했어. 자료 다 있으니까 맘껏 떠들어.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대응하기도 했다.

연예계에서 흔히 떠도는 “OOO을 덮기위해 연예인 사건을 터뜨렸다”는 기획수사설의 피해자라는 주장이었다.

장미인애는 지난 2017년 농구선수와 열애설이 제기되었을 때도 “무얼 막기 위해서냐. 나를 그만 이용하라”며 정치권에서 자신을 이용했다는 주장을 폈고, 이후 “죄송하다. 현 정부가 저의 그동안의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사과한 바 있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