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배우2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안방극장에도 90년대생들이 왔다.

‘90년생이 온다’는 제목의 책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어느새 90년대생들이 사회에 유입되며 이들에 대한 이해와 공존의 방법이 화두로 떠오른 것. 이 같은 현상은 엔터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는, 드라마의 주역들 사이에서 90년대생들이 대폭 늘어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0대의 이른 나이에 데뷔해 아역배우나 아이돌그룹 멤버로 활약해왔던 이들이 이제는 어엿한 2030세대가 돼 어엿한 주인공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어린시절, 학생 등의 과정을 거쳐 이제는 로맨스부터 수사물, 법정물, 장르물까지 다양한 작품에 제약없이 출연하며 마음껏 자신들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tvN ‘메모리스트’는 ‘잘 자란 아역’ 유승호와 이세영이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각각 초능력 형사와 초엘리트 프로파일러로 분해 연쇄살인마를 추적하고 있다. 카리스마 가득한 장르물이지만, 아역티를 벗고 성인배우로 성장한 유승호와 이세영은 ‘찰떡수사케미’로 호평받고 있다. 조성하, 고창석 등 연륜있는 ‘믿고 보는 배우’들과 견주어도 전혀 밀림이 없다. 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남지현도 스릴러 웹툰 작가로 분해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장르물 뿐 아니라 로맨스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어느새 로맨스도 제법 익숙하게 소화해내는 과정에 이른 것. 채수빈은 tvN ‘반의반’에서 정해인과 호흡을 맞추며 새로운 로맨스퀸 타이틀에 도전했다. 문가영도 MBC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김동욱과의 아련한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KBS2 ‘어서와’의 김명수(엘)와 신예은도 알콩달콩 로맨스를 예고했다.

이처럼 어느덧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이 된 90년대생 배우들은 이제는 학생 뿐 아니라 전문직 역할을 맡거나, 절절한 로맨스까지 소화하며 국한됐던 연기 스펙트렘을 깨고, 매작품 변신하고 성장하고 있다. 앞서 KBS2 ‘동백꽃 필 무렵’ 강하늘, SBS ‘스토브리그’ 박은빈, JTBC ‘이태원 클라쓰’ 김다미 등도 모두 90년대생들이다. 청춘을 대변하는 것은 물론, 수동적인 인물이 아닌 주체적인 캐릭터로 달라진 사회상도 반영했다. 이외에도 앞으로 방송을 앞둔 기대작들에서도 90년대생 라인업이 눈에 띈다. JTBC ‘청춘기록’ 박보검, ‘허쉬’ 임윤아까지 ‘젊은 피’들이 드라마의 주축이 돼 극을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80년대생들을 넘어 90년대생들까지 합류하며 자연스레 세대교체 시기에 접어들었다. 배우 풀이 넓어지다보니 아쉬움으로 남았던 청춘 배우들의 기근 현상도 자연스레 현상되고 있다. 장르도 작품도 다양해지면서 이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며 “다만 남자배우들의 경우 군복무의 과제가 있지만, 90년대생들의 활약은 계속해서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CJ ENM, SM엔터테인먼트,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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