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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희가 2016년 오후 영화 ‘그날의 분위기’의 VIP 시사회에 참석해 포토 타임에 응하며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발리에서 아이와 함께 바닷가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외출 자제 등 답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대중들의 먹잇감이 된 것이다.

가희는 2019년 초부터 아이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거주하고 있다. 지난 19일 가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이들과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진과 함께 “한동안 아프고 코로나 19도 문제고, 자가 격리하다가 아이들을 위해서 용기 내 바다에 왔다.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니까 맘이 찡”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자가 격리’라는 단어에 주목해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고 나섰다.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지금 그의 행동이 경솔했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가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후 23일 가희는 “며칠이 지나고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남아서…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글을 올린다”라며 재차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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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희가 지난 19일 발리서 바다를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개인 SNS에 올렸다. 출처|가희 개인 SNS 캡처

가희는 “얼마 전 아이들과 오랜만에 바다에 간 사진을 올렸다. 그런데 이 시국에 무슨 바다냐고 애들 핑계 댄다고 말하시는 분도 계시고. 저를 뭔가 정신머리 없는 사람으로 만드셨던데…”라며 “여긴 발리입니다. 저의 집 앞 놀이터가 바다고 공원이 곧 바다고 산이 곧 바다인 곳입니다. 뭐가 달랐던 걸까요. 한국에서 잠시 용기 내서 아이들과 집 앞 공원에 왔어요.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네요 라고 했어도 이 시국에 무슨 공원이냐는 소리를 들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가희는 “저희는 곧 한국으로 잠시 돌아갑니다. 이곳이 점점 위험해 지고 있고 검사도 어렵고 만약 아프게 된다면 출국도 못 하고 모든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결정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존경심도 많이 커진 요즘 그저 한국을 신뢰함으로 당분간 돌아갑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전세계 약 180개국에서 30만 명이 넘는 코로나 19 환자들이 발생하자 해외 거주 유학생과 교민의 귀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가희 또한 이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가희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의사를 밝히자 비난 여론을 일었다. 한 네티즌이 “4월 5일까지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 요즘 확진 알람 문자 오는거 보면 병원 단체감염, 교회 단체감염을 제외하곤 모두 해외에서 오신 분들이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기를 떠났다가 이제와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분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편”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에 가희는 “아 그럼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곳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남아있어야 하는 건가. 오해하지 말라는 말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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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희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출처|가희 개인 SNS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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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희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출처|가희 개인 SNS캡처

가희는 자신이 앞서 올렸던 사진과 관련된 논란에 이어 네티즌의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더 큰 파장이 일자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후 다시 공개로 전환한 뒤 사과의 글을 남겼다.

가희는 “제가 정신을 못 차리겠어서 잠시 비공개로 돌렸다. 정신 좀 차려야 할 것 같다. 저의 어리석은 글을 용서해 달라. 저에게 실망하신 분들 죄송하다. 제가 이렇게 부족하다”라고 메모장에 쓴 글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후 다시 “나는 왜 병X짓을 반복하는가. 정신이 오락가락한다”는 글을 다시 게재하기도 했다.

가희는 곧 논란이 된 자신의 글을 모두 지운 후 “내 기사에 아이랑 같이 있는 사진을 쓰는 건 정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미치겠다”라며 괴로운 심정을 표출했다.

가희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발리를 방문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발리에서 살고 있었다. 가희가 마치 자가격리 동안 발리를 방문한 것처럼 그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말대로 섬나라 발리에서 바다는 ‘집 앞 공원’과도 같다. 한국에서 개인이 집 앞 공원에 나갔다고 비난받지 않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를 향한 비난이 도를 지나쳤다. 가희를 향한 비판의 이면에 외출 자제로 인한 답답하고 억눌린 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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