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출처 | 발렌시아 SNS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유럽 축구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이국땅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다.

가장 먼저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석현준(트루아)이다. 석현준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프로축구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며칠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석현준은 자가격리된 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현준에 이어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유럽지역에서 가장 빠른 스페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이 곤경에 빠졌다. 스페인은 17일 정오 현재 확진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섰다.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스페인 정부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 수를 제어하기 위해 지난 15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통제와 함께 이동제한령까지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의 소속팀인 발렌시아에서는 집단 감염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발렌시아는 지난 15일 라리가 첫 확진자인 에제키엘 가라이를 비롯해 1군 선수단 내에 5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틀 뒤인 17일에는 1군 선수단 가운데 35%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발렌시아는 1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가운데 누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확진자의 동선이나 신상을 자세히 밝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로 인해 이강인의 확진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11
출처 | 마요르카 홈페이지

발렌시아 구단은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지난달 이탈리아 원정을 지목하고 있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19일 아탈란타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했다. 당시 경기는 관중이 입장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탈리아 내에서도 코로나 전염이 가장 심각했던 지역을 방문하면서 선수단 일부가 감염이 된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강인이 당시 이탈리아 원정에 동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강인은 원정을 앞두고 훈련중 허벅지 부상을 당해 스페인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약 한달간 선수단과 함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이강인도 코로나 전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발렌시아 선수단 내 코로나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 확진자들도 모두 자가 격리된 상태로 당국의 지시에 따르고 있다.

새 소속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은 기성용(마요르카)도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마요르카 구단은 1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당분간 팀 훈련을 취소한다”고 전했다. 마요르카 선수들은 자가 격리된 상황에서 매일 체온 체크를 통해 몸 상태를 구단에 보고하고 있다. 마요르카 구단은 선수들에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을 배포해 최대한 몸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달 자유계약신분으로 마요르카와 단기 계약을 맺은 기성용은 지난 7일 에이바르전을 통해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두번째 출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바르셀로나전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는 변수를 맞았다.

독일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도 코로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 소속의 이재성과 서영재도 팀 동료인 수비수 슈테판 테스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가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유럽 지역은 시간이 갈수록 코로나 사태가 악화되고 있어 언제 변곡점을 맞게 될지 미지수다. 중단된 리그의 재개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