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1
캡처 |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종목별 현역 선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올림픽 참가자는 물론,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개최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는 아베 신조 총리를 겨냥한 부정적인 반응도 줄을 잇는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유명 선수의 소신 발언은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사태를 ‘팬데믹’으로 선언하면서 더욱더 가속했다. 지난해 유럽실내육상선수권에서 영국 국가대표팀 주장으로 활약한 가이 리어먼스(28)는 16일(한국시간) ‘가디언’지를 통해 “현재 (코로나 감염) 상황이 얼마나 더 나빠질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본 게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전 세계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원한다. 그러려면 대회가 연기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럽 확산세가 본격화하면서 영국에서도 이날 기준으로 확진자가 1300여 명을 넘겼다. 리어먼스는 올림픽 정상 개최를 주장한 아베 신조 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선수의 관점에서 대회 개최는 명확성, 투명성, 유연성이 필요하다. 일본 총리 기자회견을 보면 ‘앞으로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적어도 10월 또는 2021년, 2022년으로 연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 동메달리스트인 마틴 루니(32·영국)도 “선수 대부분 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코로나 확산으로 대규모가 참가하는 이벤트의 위험도가 높다면 올림픽도 열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개최 강행에 시선이 곱지 않다. 재일교포 2세인 일본의 야구 영웅 장훈(80·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외국 선수가 올림픽 기간 코로나에 감염되면 배상금 지급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1년 연기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인사인 장훈의 발언에 일본 다수 매체도 집중 조명했다.

‘스포츠호치’와 ‘스포치니’ 등 일본 스포츠지도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독자 반응을 조사했다. 스포츠호치 설문조사에선 응답자 500명 중 62%가 ‘개최 연기’에 표를 던졌다. 아예 중지해야 한다는 답변도 19%에 달했다. 연기와 취소 여론이 전체 81%나 됐다. ‘스포니치’ 설문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890명이 참가해 57.2%인 509명이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취소해야 한다는 답변도 20.6%(183명)였다. 이전까지 외부에서 올림픽 정상 개최 불투명과 관련한 발언 및 보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일본 언론도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보도할 정도로 기류가 달라졌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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