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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출범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개막 연기를 발표했다. 그리고 개막의 기준으로는 ‘사회적 분위기’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열리는 비상 실행위(10개구단 단장회의)와 24일 비상 이사회(10개구단 사장단 회의)에서도 그 기준을 잣대 삼아 개막연기를 논의하게 된다.
KBO가 가늠좌로 삼을 수 있는 대표적 사회적 분위기는 학교 개학이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학교 개학이 야구 개막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칠 것 같다”라는 의견으로 실행위 분위기를 밝히기도 했다. 학교는 우리 사회 내에서 가장 보수적 안전 기준이 적용되는 곳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는 휴교 상태다. 교육부는 이번주 내 3차 연기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전국 학교의 개학은 지난 2일 부터 계속 1주일 단위로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각 교원단체는 “3차 개학연기는 불가피하다”라는 입장을 내고 있다. 전국 학부모 단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상황을 고려해 개학을 4월로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 중이다. 4월 개학과 휴업 단계를 3단계로 올려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16일 오전 10만 명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여러 감염 전문가들은 개학 시기에 대해 “지역사회 감염 양상이 더 안정되어야 한다”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학교 알림장 앱 ‘아이엠스쿨’의 설문에 따르면 학부모의 80% 이상이 개학 연기를 찬성하고 있다. 코로나의 확산 추세는 꺾였지만, 교내 집단감염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학교 개학은 3차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도 4월 중순까지 연기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팬들에게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기에 조금 더 선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KBO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방침이다.
문제는 개학과 개막이 늦춰질수록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는데 있다. 개학이 4월로 연기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비롯한 학사일정 전반에 차질이 발생한다.
수업일수 감축은 학교장 재량이지만 분위기상 대부분 학교가 수업일수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 짜 둔 수업계획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이와 연관해 수능 등 입시일정을 전체적으로 순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개학이 미뤄지면 정규수업 뿐 아니라 방과후 강사, 급식조리사 등 관련 노동자의 생계문제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돌봄, 사립유치원 등의 원비환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도미노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이 모습은 프로 야구를 비롯한 각 프로 종목에 그대로 적용된다. 프로야구는 4월 중순으로 정해진 마지노선 마저 무너지면 리그 일정 축소가 논의될 수밖에 없다.
미리 준비해 둔 각 구단 계획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 선수와의 올시즌 계약 및 옵션, 올해 성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내년 연봉협상, 연간 단위의 광고계약, 구장 임대 등 줄줄이 터져나오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야구 산업 전반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생계도 위태롭다.
정부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불씨를 잡기 위해 각자 위치에서 분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학교 개학과 야구 개막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사회적 상징과도 같다. 답답한 현실이지만 조금더 안전지향의 보수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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