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서관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 출처|대도서관SNS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베’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유튜브 인기 채널 ‘워크맨’ 제작진이 징계를 받고 구독자의 탈퇴 릴레이가 이어지는 한편, 또 다른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도 실시간 게임스트리밍 중 자신과 아내를 성적비하하고 모욕한 ‘일베’ 유저들을 무더기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1020 사용자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유튜브에서 ‘일베’의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하는 사건이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일로 보인다.

구독자수 179만명의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지난 13일 게임 생방송 중 자신과 아내 윰댕 등 가족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성적 모욕 및 비하 발언을 한 네티즌들을 대거 고소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대도서관은 자신이 운영하는 채널 ‘대도서관TV’를 통해 ‘메이플 비매너 XX들 고소하고 왔습니다. 게임 내 모욕 고소하는 법’이라는 내용으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일베’ 유저들과 과거에도 몇차례 유사한 사건이 있었지만 실제 고소를 접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가 발생한 넥슨의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대도서관과 유사한 피해를 겪은 사례가 많다는 여러 구독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본보기’로 진행된 고소였다.

고소장을 제출한 건 지난 6일. 대도서관은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와 함께 서울 강남경찰서를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고 관련 사건은 여성청소년과에서 검토 중이다.

대도서관은 영상을 통해 “사건은 지난 1월24일 발생했다. 넥슨의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 게임 스트리밍 중 여러 개의 악플을 받았다. 이들 사용자는 게임 속에서 쫓아다니며 악플을 달았고, 그 내용은 윰댕은 물론 어린 아들에 대한 성적모욕 및 세월호 비하까지 담긴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극우성향 사이트 ‘일베’ 유저가 저지른 일로 보이는 관련 사건은 동시간 접속자가 9000~1만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놓고 벌어졌다.

게임을 함께 보고 있던 수많은 유저들도 채팅창에서 “저 사람들 선 넘네” “대도님, 이건 반드시 고소하세요”라며 격분했다.

당시 흥분한 대도서관은 “넥슨은 왜 이런거 관리 안 하죠? 고소까지 가겠습니다. 영정(영구계정정지) 플러스 고소에다가 법의 쓴 맛을 보여주겠습니다”라고 공언했다.

그리고 실제로 사건발생 40여일만에 고소에 이르게 된 것.

대도서관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왼쪽)이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채널을 통해 지난 1월 실시간 게임방송에서 성적모욕 및 비하발언을 한 네티즌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오른쪽은 사건을 맡은 엄태섭 변호사. 출처|대도서관TV

대도서관은 고소 당일 경찰서 인근 공원에서 관련 심경을 직접 영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사건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같아 처음으로 고소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고, 소송을 대리하는 엄 변호사는 “고소인 배우자에 대한 성적비하의 정도가 심했고, 동시접속자수가 1만명이라면 그 모욕을 1만명이 함께 느꼈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맡았던 다른 집단소송과 다름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여성청소년과에서 담당하는 것과 관련 엄 변호사는 “성적 모욕(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의 내용이 담겨있고 추가로 모욕죄 부분도 있기 때문에 사이버수사대는 물론 여성청소년과가 별도로 있는 곳에서도 담당하게 된다”면서 “성적 모욕의 경우 성폭력 범죄이자 모욕죄가 될 수 있다. 한개의 범죄사실로 두개의 법조를 적용해 고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모욕감을 느끼는가’라는 ‘공연성’의 성립이 중요한데, 이번 사건은 공연성이 완벽하게 성립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이 사건은 실시간으로 방송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그 사실을 모욕적 발언을 한 가해자 역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메이플스토리 게임유저들 중 대도서관과 유사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 변호사는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이같은 사건은 캡처본이 유일한 증거다. 캡처본 안에 범죄사실, 즉 욕이나 명예훼손의 내용이 들어가 있고, 행위자가 누구인지 아이디나 아이피든 범죄자를 특정할 내용 등 2가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모욕죄의 경우 수사 착수를 위해 피해자가 직접 나서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인 윰댕의 고소장과 함께 대도서관이 함께 고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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