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포스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지난 12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는 최종에 오른 TOP7 장민호, 김희재, 김호중, 정동원, 영탁, 이찬원, 임영웅의 결승전이 진행됐다.

본래대로라면 생방송의 묘미가 더해졌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앞서 무관중으로 결승전 무대가 녹화됐다. 이 역시 오랫동안 결승전을 기다려 온 팬들에게는 아쉬운 결정이지만 현 상황에서 최선이었다.

그러나 TOP7는 최선을 다해 1라운드와 2라운드 무대를 소화했고, 마지막 결과만이 남았다. 화면은 생방송임을 나타내는 ‘라이브’ 표시가 더해졌고, MC와 심사위원, TOP7는 결승전 녹화때와 같은 착장을 하고 생방송에 참여했다. 꽤나 자연스러운 연결이었다.

중간 점수까지 공개가 됐고, 1위는 이찬원 2위는 임영웅이었다. 여기에 실시간 문자투표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론적으로 최종 순위는 알 수 없었다.

“시간이 걸린다”며 시간을 끌어오던 MC 김성주는 “이제 집계가 끝났냐”며 안도했지만, 이내 난처한 표정이 가득했다. 문자투표가 770만건 이상으로 몰리면서 서버가 폭주하고 실시간 집계가 불가능 했던 것.

이에 김성주는 “정확히 하기 위해서 새벽 내내 걸릴수도 다음날 오전까지 걸릴수도 있다. 발표를 보류한다. 다음주 특집 방송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진’의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이찬원과 임영웅은 결국 무대에 주저앉고 말았다. 물론 앞서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조작이라는 불명예를 안은만큼, ‘미스터트롯’이 결과 도출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제대로 하기 위한 의지는 엿보였다. 그럼에도 당황하기는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였고,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같은 심정이었다.

미스터트롯 TOP7

이미 TOP7들은 결승전을 녹화하며 순위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12일까지 버텨왔을 것인데, 그 중요한 순간이 또 속절없이 미뤄진 것이다. 물론 너무나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하나 이 정도의 화력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이미 지난주 시청률이 30%를 돌파하고 결승전 시청률이 35%를 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스케일이었다. 또 최대한 빨리 발표를 해도 모자를 상황에, 애초 TV조선은 발표 시기를 일주일 뒤로 미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최대한 빨리 하겠다”는 추상적인 입장문으로 달래기에 나섰다.

이후 다시금 최종 입장문을 전하며 “당초 최종 경연 결과를 오는 3월 19일(목) 밤 10시 ‘미스터트롯’ 스페셜 방송분을 통해 발표한다고 선공지하였으나, 긴 시간 결과 발표를 기다린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제작진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 예상 시일보다 더 빠르게 복구를 끝마쳤습니다”며 “이에 따라 TV CHOSUN은 오는 14일(토) 오후 7시 뉴스가 끝난 후 즉시 이어지는 생방송을 특별 편성, 최종 발표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전했다ㅊ

또 “다시 한 번 ‘미스터트롯’ 긴 시간 결승전 결과 발표를 애타게 기다리셨던 시청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또한 ‘미스터트롯’ 제작진과 참가자들은 13일(오늘) 최종 결승전 동안 진행된 유료 문자투표로 모인 금액 전액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는 기부식을 진행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생방송 경연의 묘미와 맛의 타이밍을 놓쳤고, 투명하게 하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팬들과 시청자들의 공분만 사는 셈이 됐다. 물론 제작진 역시 속상할 터, 대표적인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임에도 스스로 무너진 격이 됐다. 그러나 빠른 피드백으로 진화에 나선 TV조선이 과연 14일 특집 생방송엔 매끄러운 진행으로 돌아선 신뢰와 실망감을 회복시키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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