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류현진 \'이 악물고\'
류현진과 김광현.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성공적인 코리안 데이다. ‘토론토맨’ 류현진(33)과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각자의 위치에서 순항 중이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기분 좋은 소식이 두 개나 들려왔다. 선발 등판한 류현진과 김광현 모두 무실점 피칭으로 소속팀의 승리를 이끌며, 밤을 지새운 국내 팬들에게 뿌듯함을 안겼다. 이날 두 사람의 선발 등판은 시작 전부터 큰 관심사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왼손 투수들의 동시 출격 날이었고, 각자 이뤄내야 할 목표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에이스’로서의 기대치를, 김광현은 ‘루키’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했다.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4.1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범경기 첫 승을 수확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김광현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광현은 포트마이어스 해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서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까지의 평균자책점은 0.00이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도 김광현의 활약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간 ‘지켜보겠다’는 뜻을 고수하며 말을 아꼈던 사령탑의 호평이기에 더 의미가 깊다. 이날 “김광현은 매우 강력한 투수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잘해낼 것”이라며 극찬을 더했다. 선발 경쟁에 한창인 김광현의 보직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현지 언론도 맥스 케플러와 조시 도널드슨 등이 지키는 미네소타 ‘거포 군단’을 상대로 호투를 펼친 김광현에게 높은 점수를 매겼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김광현은 지난해 홈런을 30개 이상씩 터트린 주전들을 훌륭하게 제압했다. 커브와 슬라이더가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MLB.com 역시 “편안히 역할을 해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중”이라며 그의 5선발 진입에 힘을 보탰다.

4년 8000만 달러라는 구단 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토론토 1선발로 일찍이 낙점된 류현진에게 이날 등판은 구단의 기대치에 보답할 타이밍이었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서 이적 후 첫 실전 경기에 나섰지만, 2이닝 3안타 1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탓이다. 구종 점검과 몸 상태 체크에 조금 더 중점을 뒀던 등판이었고, 류현진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제구에 중점을 두고 던졌다. 다음 경기에는 투구수 50~60개로 3이닝 정도를 잘 치를 것”이라고 예고하며 시범경기에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고, 자신의 루틴대로 컨디션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뱉은 말은 지키는 ‘에이스’였다. 이날 소화했던 4이닝 중 삼자범퇴 이닝만 두 차례에 달한다. 2회 무사 2루, 3회 2사 1, 2루 상황도 무실점으로 넘기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고, 시범경기 평균자책점도 4.50에서 1.42로 내려갔다. 올시즌 탬파베이가 기대를 걸고 있는 일본 타자 쓰쓰고 요시모토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압권이었다. 경기 후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다운 활약이었다. 토론토는 5일마다 승리할 수 있다”며 1선발 류현진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피트 워커 투수코치 역시 “류현진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자유를 줬다. 갑자기 환경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한국 대표 빅리거 듀오의 순조로운 출발이다. ‘루키’ 김광현은 자신의 이름 앞에 달려있던 물음표를 깨끗하게 지워냈고, 선발 테스트에서도 눈도장을 받았다. 류현진 역시 ‘에이스’라는 이름에 무게감을 더하며 입지를 굳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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