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지난 2월10일 ‘코리안좀비’ 정찬성(가운데)이 미국 ESPN MMA ‘아리엘 헬와니쇼’에 출연,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박재범(오른쪽)이 통역하고 있다. 출처|ESPN MMA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박재범, 너를 후려쳐도 놀라지마라.”

미국 UFC 페더급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9)의 경고가 사실이 됐다. 오르테가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48’ 경기에서 ‘코리안좀비’ 정찬성(33)과 함께 현장을 찾았던 박재범(33)의 뺨을 때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같은 사실은 ESPN MMA 코너 진행자 아리엘 헬와니를 통해 알려졌다. 헬와니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ESPN MMA쇼에서 정찬성을 통역했던 박재범이 ‘오늘밤 이벤트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한바탕 난투극이 벌어졌고, 오르테가는 박재범의 통역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흥분한 오르테가가 양복 차림의 스태프와 경찰에 끌려나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아무리 화가 났기로서니 격투기 선수가 일반인을 폭행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 대체 미국 격투기 스타와 박재범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브라이언 오르테가
미국 UFC 페더급 랭킹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왼쪽에서 두번째)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UFC 248 대회에서 현장에 있던 박재범을 폭행한 뒤 스태프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출처|WAssuh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10일 방송된 ESPN MMA ‘아리엘 헬와니의 MMA쇼’에 출연한 정찬성(33)의 화상인터뷰에서 시작된다. 정찬성의 소속사 AOMG의 대표이기도 한 박재범은 이날 정찬성의 인터뷰 통역자로 화상 인터뷰에 함께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진행자 헬와니는 정찬성의 눈 부상 등 현재 몸상태와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을 던진 뒤 인터뷰 말미 브라이언 오르테가와의 경기에 대해 물었다. 앞선 인터뷰는 챔피언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랭킹1위 맥스 할로웨이에 대한 이야기로만 진행됐다.

당초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지난해 12월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오르테가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맞대결이 무산됐다.

오르테가에 대한 질문에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든 할로웨이든 누구랑 싸우든 상관없지만, 오르테가는 이미 나한테서 한번 도망갔다. 그런 애를 굳이 잡고싶지 않다. 가능하면 할로웨이랑 싸우고 싶다”고 오르테가를 저격했다. 상대방을 도발하기 위한 일종의 ‘트래시토크’였다.

박재범
가수 겸 힙합레이블 AOMG 대표 박재범. 출처|박재범 인스타그램

오르테가가 경기를 피했다는 뜻으로 박재범은 ‘더킹(ducking·오리가 물속에 머리를 쳐박듯 피하는 것)’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통역했는데, 관련 인터뷰가 ESPN MMA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자 바로 오르테가가 발끈하고 나섰다.

오르테가는 “한국에서 그를 만났을때 그는 내게 트래시토크에 대해 사과했다. 나는 그가 남자답게 다가왔기에 좋게 답했다. 이제 넌 정말 개자식이야, 박재범. 파이트게임에 온걸 환영한다. 내 눈에 띄면 내가 한대 쳐도 놀라지 마라. 다치든지 피하든지 네 선택이다”라고 경고했다.

오르테가의 경고에 박재범은 “통역가를 공격하지 마라. 정찬성은 챔피언 벨트에 도전할 권리를 갖고 여기 왔고 그것을 증명할 경기를 찾고 있다. 나는 당신이 한국 기자회견까지 참석한 걸 존경한다. 하지만 난 늘 정찬성 편이다”라고 답했다.

통상적으로 격투기선수들은 경기의 한 요소로서 상대 선수와 그들의 팬을 끓어오르게 하는 ‘트래시토크’를 주고받는다. 이때문에 웬만큼 서로를 자극하는 말들은 일정 부분 쇼비즈니스로 취급한다. 이런 상황에서 오르테가가 선수도 아닌 관계자를 직접 폭행한 건 이례적이라 할 수 밖에 없다.

한편 MMA정키에 따르면 이날 다나 화이트 UFC 회장은 오르테가의 소동을 확인했으며, 법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누군가 체포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나중에 오르테가와 정찬성의 공식 경기를 잡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범 측도 오르테가와 시비 자체는 인정했지만, 부상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 박재범의 소속사 측은 “확인 결과 오르테가 선수 측에서 시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경호원들의 빠른 제재로 퇴장조치 돼 마무리됐다. 박재범씨에게 부상은 없었고 현재 건강에는 전혀 이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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