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청용 \'호랑이 유니폼 어울리나요?\'
11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K리그로 복귀하는 울산현대 이청용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유니폼을 입고 있다.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의 관심, 가슴 속에 남아 있었다…서울 위약금은 협의할 것.”

울산 현대를 통해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하는 ‘블루드래곤’ 이청용(31)은 마지막 불꽃 투혼을 다짐했다. 그는 5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울산현대 입단 기자회견에서 “국내 팬 앞에서 매주 경기할 기회를 준 울산에 감사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팬 앞에 서는 것보다 (현재) 최고 레벨에서 할 수 있을 때 돌아오기를 바랐다. 10년 전 볼턴, 월드컵에서 활약을 기억해주는 팬에게 매주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올 겨울 K리그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또 ‘친정팀’ FC서울과 우선협상에서 어긋난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로 돌아왔을 땐 사실 서울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서로 입장 차이는 이번에 있었지만 서로 결과를 존중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9년 서울에서 볼턴으로 이적할 때 서명한 위약금 조항엔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앞으로 서울과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청용과 일문일답- 11년 만에 K리그 복귀다. 울산 입단 소감은.

11년 만에 K리그에서 뛸 기회가 왔다. 국내 팬 앞에서 매주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굉장히 기쁘다. 기회를 준 울산 현대에 감사하다.

- 서울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서울은 가장 애정하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마음이 변한 건 아니다. 어려서부터 프로 생활 시작한 곳이다. 프로 선수로, 축구 선수로 최고의 경험을 할수 있게 만들어준 팀이어서 감사하다.

- 서울 팬은 아쉬워하는데.

올 시즌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한다. 서울은 내가 사랑하는 팀이기에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 서울 구단과 우선협상이 어긋난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로 돌아왔을 때 사실 서울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마음속에 늘 그런 생각(서울 복귀)을 품었다. 그러나 선수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번에 입장 차이는 있었지만 서로 결과에 대해 존중해줬다. 오히려 (울산에서)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았나 싶다.

- 서울과 위약금 문제는.

위약금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앞으로 서울과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 시즌 도중 이적 결심했다.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올 여름에 더 기회가 많을 수 있는데.

국내 돌아오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유럽 축구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다. 울산에서 굉장히 좋은 기회를 주셨고, 여름보다 (새 시즌) 시작 시작하기 전에 들어오고 싶었다.

- 국내 복귀까지 가장 큰 고민은.

무엇보다 나를 보는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다고 여겨서 부담이 들었다. 하지만 축구 선수로 당연한 부분이다. 책임감을 느끼면서 하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여겼다.

- 울산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몇 년 전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경기에 못나갈 때부터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주셨다. 당시엔 유럽 리그에 미련이 남아 있었기에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번에 팀을 결정하는 데 당시 고마운 마음이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포토] 이청용, 울산현대 김광국 사장과 엄지 척!
이청용이 김광국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고명진 등 절친한 동료의 조언도 중요했을 것 같은데.

굉장히 좋은 훈련 분위기에서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팀을 결정하는 데 주변 동료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울산행에) 결심을 한 뒤 물어봤다.

- 기성용은 K리그 복귀가 불발됐는데.

성용이가 ‘축하한다’고 해줬다. 성용이는 앞서 K리그 복귀가 불발됐는데, 가장 아쉬워하고 상처받은 건 선수다. 당장 같이 뛸 수 없지만 언젠간 기회가 있으리라고 본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특별한 선수인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클 것 같다.

울산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우승을 하고 싶어서다. 다만 한 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우승을 논하는 건 이르다. 우승을 보면서 시즌 달려가기보다 매주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준비하겠다.

- 유럽 리그 미련이 없다고 느끼게 된 건?

그저 내 능력에 한해서는 할 수 있는 최대치 경험을 했다고 여겼다. 그리고 선수 생활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팬 앞에 서는 것보다 최고 레벨에서 할 수 있을 때 돌아오기를 바랐다. 10년 전 볼턴, 월드컵에서 활약을 기억해주는 팬에게 매주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 유럽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아무래도 처음 볼턴에 나갔을 때다. 볼턴에서 느낀 기쁨이 생생하고, 첫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수들과 잘 지냈기에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이후 팰리스, 보훔에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돌아봤을 땐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내겐 행복한 시간이었다.

- 기성용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는데, 태극마크에 대한 생각은?

대표팀은 욕심낸다고 뛸 수 있는 게 아니다. 특별한 자리다. (대표팀에서) 불러주신다면 좋은 경기력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

- 울산 관광지에서 찍은 입단 사진이 인상적이었는데.

굉장히 신선했다. 귀국 다음 날이어서 표정이 안 좋게 나왔을 수도 있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였다.(웃음) 팬이 좋게 봐주시면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앞으로 경기력 뿐 아니라 팬을 최대한 경기장에 불러모아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본다. 언제나 준비돼 있다. 팬과 소통할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 그런 부분이 리그에 조금 더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한다.

- K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11년 전과 지금의 내 플레이 스타일 등은 많이 다르다. 다만 마음가짐은 같다.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 한 경기, 한 경기가 간절하다. 간절함 속에서 나오는 경기력에 스스로 기대된다. K리그에서 못 이룬 우승을 울산과 이룬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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