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 SNS
과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신인 선수를 대상으로 미디어 관련 교육을 진행할 때 ‘SNS 관련’ 내용.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

최근 SNS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팬과 소통하는 K리거를 바라보는 구단의 마음은 대동소이하다. 일반인 뿐 아니라 유명인도 SNS와 동영상 포털사이트를 통한 ‘자기PR’ 혹은 ‘팬과 소통’이 보편화하면서 다수 K리거도 온라인에서 개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과거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남긴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발언을 입증하기로 하듯 온라인상에서 K리거의 발언과 행동 역시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SNS를 통해 불거진 사건으로 K리그계는 시끌시끌했다. 수원 삼성 골키퍼 김다솔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내 손편지를 공개했는데 코치를 비난하는 내용이 그대로 노출돼 팬과 구단 관계자 모두 당혹스러워했다. 김다솔이 직접 사과했고 해당 코치도 ‘단순 해프닝’으로 표현하며 일단락했지만 새 시즌 동계전지훈련을 앞두고 팀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 이어 같은 팀 최성근도 지난달 2일 인스타그램에 ‘조센징 행복하자’는 문구를 남겼다가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조센징은 조선인의 일본어 독음 명칭으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인 멸시 단어로 사용됐다. 가뜩이나 한·일 관계가 어긋난 상황에서 표현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한 경솔한 태도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대표 수비수이자 전북 현대 선참급인 이용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용 언니’에 고급 승용차에 시승하는 모습을 공개했다가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제한속도 80㎞/h를 한참 벗어난 127㎞/h로 주행했다가 강한 비난을 받았다.결국 일주일이 지난 28일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지 못했다’면서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과거엔 구단이 브랜드를 노출하거나 선수를 활용한 각종 홍보·마케팅을 펼칠 채널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워낙 다양해졌다. 그 중심엔 확산 속도와 파급력이 상상 이상인 SNS와 유튜브 등이 자리매김했다. 자연스럽게 K리그 구단은 저마다 선수들의 SNS 활동을 장려한 적이 있다. 한해 책정된 예산을 활용해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기존 홍보·마케팅 채널과 다르게 SNS와 유튜브는 자체적인 비용이 들지 않고 좀 더 유연하게 외부와 교류가 가능하기에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최근 신인급은 물론 선참급 선수도 SNS와 유튜브 사용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오히려 구단은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SNS나 유튜브가 선수라는 상품, 구단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하는 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 선수에게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다. 어느 산업이든 홍보·마케팅 트렌드 자체가 일상에서 자연스러움이 화두이고, 팬도 이러한 모습에 즐거움을 느낀다”며 “선수나 코치진은 몇몇 콘텐츠에 관해서 문제의식 없이 내보낼 여지가 있다. 구단에서 온라인 활동을 장려하면서 더욱더 책임감있게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K리그 일부 구단은 동계전지훈련 기간 선수단을 대상으로 ‘SNS 사용지침’ 교육을 별도로 했다. B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프로의 말 한마디, 보이는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최근 사례를 통해서 잘 느낀다면 SNS나 유튜브 사용은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