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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가 46명이 된 지난 19일 서울역에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열화상 카메라가 운영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산업계에서도 사업장을 일시 폐쇄하는 등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특히 대구·경북 등 주요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비상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LG전자는 인천 사업장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되면서 해당 직원이 근무하던 연구동을 24일 하루 폐쇄했다. 이 직원의 가족은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는 이튿날 진행했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회사 측은 피해 예방 차원에서 폐쇄를 결정했다. 방역 작업은 주말에 완료했으며 25일부터는 직원의 정상 출근이 이뤄진다. 2013년 7월 준공된 LG전자 인천캠퍼스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핵심 기지로 전기자동차 관련 생산·시험, 연구시설 등이 입주해 있는 최첨단 연구시설로 협력사를 포함해 2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21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업장 간 출장을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특히 대구·경북 지역 출장은 연기하거나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있다. 다만 연구동 외 생산동과 복합동은 정상 운영하며 인천 사업장 직원의 검사 결과에 따라 추후 자가격리 인원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구미에 공장이 있는 LG그룹 계열사에서는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구미 사업장은 대구와 청도에서 출퇴근하는 생산직 근로자 전원을 대상으로 유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2일 구미사업장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사업장을 일시 폐쇄하고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의 신제품인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과 갤럭시S20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구미시는 확진자를 자가 격리 조치하고 직원들을 조기 귀가시키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나섰다.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 30여명은 14일간 자가 격리됐다. 구미사업장은 24일 오후부터 재가동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구미사업장의 경우 당초 주말 생산량이 매우 적은 수준이라 향후 추가 조업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큰 규모의 스마트폰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데 그 곳에서도 코로나19 여파에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차, 전자제품, 휴대전화 생산 업체들이 중국으로부터 원·부자재를 수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도 대구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신입사원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다음달 1일까지 격리조치를 받았다. SK하이닉스 신입사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것이 알려진 시기는 지난 20일로 회사는 이날 해당 직원과 함께 경기 이천캠퍼스 교육장(SKHU)에서 교육받던 교육생 280여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진행했다. 또 이들과 동선이 겹치는 교육 강사 및 스태프 등 이천사업장 내 임직원 800여명까지 자가격리 대상자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은 총 1만8000여명으로 공장 가동 및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SK그룹도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 격상에 따라 계열사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의 체온을 열화상 카메라가 아닌 개별 측정 방식으로 바꾸고 직원의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좌석제를 일부 변경했다. 같은 층에 3일 이상 예약할 수 없도록 한 설정을 해제해 가급적 같은 층에 앉도록 권고했으며 외부인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이날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탄력적으로 조정했다.

자동차업계는 현재 공장이 대부분 가동되고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에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집중돼있는 만큼 방역과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을 강화하고 국내 협력업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1차 협력사 서진산업 직원이 코로나19로 숨지면서 울산1공장을 24일 오전까지 일시 폐쇄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직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근무 층을 폐쇄하고 방역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다수의 기업에서 코로나19 유증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임직원이 늘고 있어 향후 확진 판정으로 이어질 경우 전 제조업이 동반 셧다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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