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패션위크 2020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밀라노 패션위크 2020’이 코로나19 영향으로 관람석이 텅빈채 운영 중이다. 출처|가디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세계 최대 관광국가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며 위기 상황에 처했다.

무엇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슈퍼전파’가 2개주에서 진행되고 있어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가운데, 지역 감염 경로를 찾기위해 고심 중이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3일(현지시간) 밤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소 152명(사망자 3명 포함)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보고된 76명에서 두배 증가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제·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주(州) 내에서만 11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주에서도 2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에밀리아로마냐에서 9명, 피에몬테에서 6명, 수도 로마가 있는 라치오주에서 3명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지난주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2명,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철수한 자국민 1명 등 총 3명에 불과했던 확진자가 최근 며칠 사이 갑자기 폭증한 것은 물론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이탈리아 정부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사례는 중국 등을 여행한 적 없는 확진자들로 지역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신규 확진 사례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주 두 지역에 집중돼있다.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선 역학조사 결과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Codogno)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최초 확진자이자 이른바 ‘슈퍼 전파자’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이 남성은 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코도뇨 병원에 입원했는데, 이후 롬바르디아주에서 쏟아져나온 거의 모든 감염자가 해당 병원 의사·간호사·환자, 혹은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남성이 애초 어떻게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두 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베네토주도 애초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국인 사업가 8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당국은 추정했으나 감염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오면서 최초 전파자 존재가 미궁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전날 이동 제한령을 내린 롬바르디아·베네토 내 일부 지역 주민은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슈퍼 전파자의 존재가 확인된 코도뇨 인근 마을에선 주민들이 식료품과 마스크 등을 사려고 슈퍼마켓 앞에 긴 줄을 서는 장면도 목격됐다. 이들은 최소 수일간 집안에서 자체 격리 생활을 해야 할 처지다.

이동 제한령 대상은 두 개 주 11개 마을 주민 약 5만3천명이다. 지역 주민이 외부로 나가는 것은 물론 외부인의 진입도 제한된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 최대 축제 ‘베네치아 카니발’이 중단된데 이어, ‘밀라노 패션위크 2020’ 역시 반쪽짜리 운영 중이다.

gag11@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