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도현이 KBS2 수목극 ‘99억의 여자’에서 100억의 행방을 쫓는 살벌한 서민규로,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에서는 냉철한 드림즈의 전력분석팀장 유경택으로 분하며 극과 극의 연기로 안방극장을 가득 채웠다.

프로야구단 드림즈의 사무국인 프런트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운 ‘스토브리그’에서 김도현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있어서 확고한 철학과 냉철함을 가진 전력분석 팀장을 연기했다. 극 초반 시니컬한 모습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묵묵하고 우직하게 팀에 힘을 실어주는 ‘츤데레’ 조력자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스토브리그’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만난 김도현은 “마지막 컷 소리가 나고 (박)은빈 씨부터 한 명씩 울기 시작했다. 저는 마흔이 넘은 아저씨라 울기 창피했는데 저 역시도 눈물이 나더라”라며 “작품이 끝나고 아쉬워 눈물이 난게 10년 만인 거 같다. 종방연 때 또 만날 텐데도 자리를 못 떠나고 둘러앉아 한참을 수다 떨었다. 다들 발길이 안 떨어졌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김도현의 눈빛에서부터 ‘스토브리그’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작품이 잘된 것도 있지만 항상 프론트 그룹인 저희끼리 매일 보다 보니 더 애틋해진 것 같다. 프론트 팀이 촬영하는 회의실과 사무실이 모두 세트장이라 이곳으로 매일 같은 사람들이 출근하고 촬영하고, 그렇게 4개월간 매일 보다보니 마치 학교 동기, 회사 동료 같은 연대감이 생겼다.” 그러면서 김도현은 함께했던 ‘스토브리그’ 팀에 대해 “참 ‘아름다운’ 팀이었다. 지금도 우리 팀만 생각하면 울컥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힘들다는 기존 편견을 뒤집고 새로운 흥행신화를 썼다. 1회에 시청률 5.5%에서 시작했던 ‘스토브리그’는 2주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한 데 이어 마지막회에서 19.1%로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넘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같은 쾌조에는 ‘스토브리그’의 돈독한 팀워크가 주요하게 작용했다는게 김도현의 설명이다. “보통 드라마는 자신과 호흡을 맞추지 않는 배우들이랑은 리딩 날을 제외하고는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런데 ‘스토브리그’는 이야기 특성상 프론트라는 그룹과 야구선수라는 그룹으로 나눠 매일 같이 움직였다. 그렇게 매일을 같이 움직이고 부딪히다 보니 환상의 팀워크가 나올 수 있었던 거 같다. 선수팀은 정말 자신들이 야구선수인 줄 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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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은 야구단 드림즈의 유일한 여성 운영팀장으로 분해 “선은 네가 넘었어”라는 걸크러시 대사로 인생 캐릭터를 달성한 박은빈을 언급하며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체구도 작고 아직 나이도 어리지만 전혀 막내같지 않다. 촬영장 분위기를 리드하는, 가장 선배다”라고 기억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출연에 앞서 김도현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드라마 속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캐릭터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본을 봤고 그런 우려가 기우였단 걸 깨달았다는 김도현은 “모든 배역이 16부 스토리에 다 스며들 수 있도록 작가님이 잘 담아주셨다. 누구 하나 자신만의 사연없이 지나간 인물이 없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작가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김도현의 이같은 제작진에 대한 믿음은 유경택의 캐릭터를 완성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유경택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로 시작하는 설정이어서 초반 장면에서는 ‘답을 안한다’ ‘묵묵히 술만 마신다’ ‘애써 웃음을 참는다’ 등 지문만 많고 대사는 없었다. 백영수(윤선우 분)와의 스토리를 알고 있어서 후반부에 감독님, 작가님이 한번은 저의 이야기를 풀어주시겠지 하는 신뢰가 있었다. 그래서 초반에 말과 표현을 아끼는데 중심을 뒀다”며 “특히 정동윤 감독님이 실제 유경택과 많이 닮으셨다. 츤데레 스타일이다. 감독님을 모델로 삼아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SBS, 큐로홀딩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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