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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한국시간) 기자 회견에 참석한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왼쪽)과 휴스턴 선수들. | 뉴욕 포스트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스프링캠프다. 휴스턴의 만행에 29개 구단 선수들이 입을 맞춘듯 분개하고 있는 가운데 휴스턴 짐 크레인 구단주와 주전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가 기름을 부었다. 야구팬들도 휴스턴 구단에 적개심을 드러며 결집을 계획하고 있다.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기자회견이었다. 지난 15일 휴스턴 구단은 크레인 구단주와 더스티 베이커 감독 등 수뇌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전자기기 사용 사인훔치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많은 이들이 휴스턴이 이 자리를 빌어 사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크레인 구단주는 “(사인훔치기가)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훌륭한 팀을 구성했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레인 구단주는 ‘정말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나’는 현지 기자의 질문에 “나는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60초 만에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며 “롭 만프레드 총재는 (사인훔치기가) 얼마나 경기에 영향을 끼친지 모른다고 했다”고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했다.

크레인 구단주의 이러한 발언은 당연히 선수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2017년 월드시리즈 7차전 승부 끝에 휴스턴에 패한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는 “사인훔치기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어떤 공이 올지 알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훔쳤고 알투베는 MVP를 강탈했다.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도 사인훔치기를 했다고 100% 믿는다.2018년과 2019시즌년에도 그들은 사인훔치기를 했다”고 힘줘 말했다. 다저스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 또한 휴스턴을 만나면 보복구를 던질 것이나는 질문에 “그렇게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휴스턴 구단은 홈구장 외야 중앙에 불법으로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베터리의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한 게 밝혀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 구단을 조사했고 지난달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게 자격 정지, 휴스턴 구단에 벌금 500만 달러와 2년 동안 1·2라운드 신인 지명권 박탈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휴스턴 주전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는 오히려 벨린저를 비난했다. 코레아는 “벨린저는 옳은 정보로 맞는 사실을 말해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얘기하기 전에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모르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악역을 자처한 듯한 크레인 구단주와 코레아의 발언에 야구팬들도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다저스 팬들은 4월 5일부터 7일까지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에인절스와 휴스턴과 경기 티켓을 구입하고 있다. 올해 다저스와 휴스턴의 인터리그 경기가 잡히지 않은 만큼 이웃 구단인 에인절스 경기에 집결해 휴스턴에 야유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휴스턴에 고배를 마신 뉴욕 양키스 팬들 또한 휴스턴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양키스는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홈인 양키스타디움에서 휴스턴과 홈 4연전을 치른다.

휴스턴 베이커 감독은 ML 사무국에 “계획적인 보복은 멈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휴스턴을 향한 29개 구단의 분노는 시즌 내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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