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샘-정택현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tvN 월화드라마 ‘블랙독’은 많은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다른 학원 드라마물과 달리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의 눈을 통해 학교의 민낯과 먹먹한 현실을 담으며 공감대를 끌어냈다. 라미란, 서현진과 같은 배우들이 선생님을 맡아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면, 이은샘과 정택현은 각각 고하늘(서현진 분)의 제자인 진유라와 황보통으로 극의 중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를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이은샘과 정택현은 극 중에서는 만난 일이 없었지만 현실에서 같은 소속사에서 벌써 3년여간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그리고 둘 모두 과거 아역배우부터 다양한 이력을 가진 공통점도 공유하고 있다.

2007년 TV소설 그대의 풍경’으로 데뷔한 이은샘은 KBS TV유치원 ‘파니파니’, EBS ‘만들어 볼까요’의 진행자로 활약했고, 영화 ‘어제 일은 모두 괜찮아’, ‘악인전’,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프리스트’, ‘배드파파’ 등을 통해 배우로서 착실하게 길을 걸어왔다. EBS ‘보니하니’, 투니버스 ‘막이래쇼’ MC로 얼굴을 알린 정택현은 영화 ‘기억의 밤’ 고등학생 유석(김무열 분), ‘암수살인’ 어린 시절의 태오(주지훈 분) 등을 연기했고,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 나인틴’을 통해 그룹 ‘원더나인(1THE9)’으로도 데뷔했다. 종영 후 함께 마주한 둘에게 ‘블랙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미란, 서현진 등 선배들과 함께 했다.

이은샘(이하 은샘):제가 버벅거리고 실수해서 멈춰버렸는데, 하수현(허태희 분) 선생님께서 실수 한 것은 잘못된 게 아니니 감독님이 멈추기 전까지는 계속 포커페이스를 가지고 하라고 하셨는데 멋져보였다. 모든 선배님이 친절하게 해주셔서 긴장하지 않고 진짜 학교처럼 배움이 있었다. 새로운 선생님들을 만난 기분이다.

정택현(이하 택현):라미란 선배님과 마주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눈빛을 보는데 말이 안나왔다. 카리스마가 엄청 나시다. 서현진 배우님과 가장 많이 마주했는데, 항상 핫팩을 챙겨주신게 기억에 남는다. 모니터로 연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는데 연기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은샘: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선배님들 모두 촬영뿐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심각하게 착하시다. 다시금 인성이 진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저도 빨리 선배가 돼서 똑같은 기운을 나눠주고 싶다.

이은샘-정택현

-둘 다 서현진과 함께 연기를 하는 장면이 많았다.

은샘:내 롤모델이라 기대도 많이 하고 설레기도 했다. 마주했을 때 연기력 뿐 만 아니라 마음씨까지 친절하고 착하셔서 감동도 많이 받았다. 항상 현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시고 체력이 너무 좋으시다. 춤과 노래를 계속 부르셔서 놀랐다.

택현: 제가 아이돌을 한다는 것을 아시고 놀라시면서 자신의 과거 이야기도 해주시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블랙독’에서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있는지.

은샘:라미란 선배님! 두번째 같이 하는 작품이다. 전작에서 부딪치는 장면이 두 번 밖에 없었는데 극 중 이름과 역할도 기억해주셨다. 첫 회를 모두 모여서 봤는데 선배님이 뷔페처럼 모든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 엄마처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택현:김홍파 선배님과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무산됐다. 당시 고창석 선배님 아들로 나왔는데 기억해 주셔서 놀랐다.

이은샘

-이은샘이 연기한 진유라는 일반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은샘:어둡고 상처가 많은 친구인데 처음이라 더 해보고 싶었다. 독한 모습을 보일까 슬픈 마음을 보일까 공부를 많이했다. 감독님이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다 하고 계신데 중간을 좋아하시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강조하신다. 톤을 높이지 말고 너의 포커페이스를 가지고 가라고 하셔서 오버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구재현(박지훈 분)과 러브라인을 기대한 시청자도 많았다.

은샘:재현이와 라이벌인 걸 알고 있었지만 심하게 사이에 틀어지고 극적인 화해가 있을 줄을 몰랐다. 고3 입장에서 바라보면 나 역시 갑자기 싸우고 갑자기 화해도 했다. 작가님도 러브 라인을 만들라는 문자를 많이 받았지만 우리는 러브라인이 없는 전제 조건을 해서 끝까지 없었다. 우리도 대본을 보면서 재밌게 촬영를 했고 지금도 (서)현진 언니가 사귀라고 하시기도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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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어린시절부터 연기를 시작했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은샘:14년을 했는데 연기도 트렌드가 있어서 연구도 해야하고 아직도 나에게는 어렵다.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하는데 감독님께서 생긴게 고등학생이라고 하시는데 욕심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려고 한다. 배우로 시작해서 배우로 끝나고 싶다.

택현:저는 길거리에서 어른으로 많이보시는데 (이은샘 누나는) 동안이라 행운이다. 나는 반대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게 행운이다. 어릴때부터 느낀점은 연기는 완벽할 수 없다. 부족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또 재밌는 것이 연기다. ‘막이래쇼’를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고 ‘블랙독’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다양한 연기를 도전하고 싶다.

정택현

-정택현은 아이돌 활동도 하고 있다.

택현: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원더나인 활동을 하면서 춤과 노래를 처음 배웠는데 원래 연습생인 멤버들을 따라가기 위해 더 노력을 했다. 무대에서 내 파트에 노래를 같이 부르고 팬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과 콘서트에서 이름을 크게 외쳐주고 해주시는 것을 못 잊을 것 같다. ‘언더나인틴’ 때 다이나믹 듀오 선배님과 무대를 했는데 너무 신나게 했던 기억이 남았다. ‘블랙독’도 팬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멤버들도 응원을 해줬다.

-둘의 롤모델이 궁금하다.

은샘:공효진 선배님과 서현진 선배님. 연기를 볼 때 몰입도가 굉장히 높다. 사랑하거나 화났을때 나오는 행동이 자연스럽다. 공효진 선배님을 유독 닮고 싶은건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데 옷을 너무 잘 입으신다.

택현:하정우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영화 ‘백두산’을 재밌게 봤는데, 하정우 선배님 나오는 영화는 가족끼리 다보는 것 같다. 코믹적인 부분도 잘하시고 몰입도가 높으시고 하시는 작품마다 다 잘되시고 멋지다.

-서로의 장점을 꼽자면.

택현:주위 분들이 모두 다 연기력에 대해 칭찬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누나의 웃는 모습이 좋은 것 같다.

은샘:택현이는 예의가 바르고 인성이 착하다. 아이돌이 될 거라고 상상을 못했는데 무대 위에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돌과 배우는 다른 길인데 둘 다 잘 소화해내는 것이 대단하다.

이은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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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목표가 궁금하다.

은샘: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운동 선수도 해보고 싶고 나이가 들면 로맨스에도 도전하고 싶다. 내 꿈은 배우인데 어떻게 보면 이제 배우가 됐다. 목표를 계속 세우고 있는 과정인데 목표는 끝이 없다. 주위 신경 쓰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내 자신만 보면서 묵묵히 걸어나가고 싶다.

택현:원더나인으로는 첫 목표가 콘서트와 음원차트 였는데 콘서트는 했기에 음원차트에 오르면 좋겠다. 연기적으로는 다 해보고 싶은데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인정받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고 개인적인 목표는 세계 여행을 하면서 사진 찍고 다니고 싶다.

-‘블랙독’은 본인들에게 어떤 작품이었나.

은샘:선배님들과 호흡을 길게 해본 것은 처음이다. 저는 그 분위기가 긴장될 줄 알았는데 선배님과 하는게 마음이 편안하고 재밌고 또 얻을 것도 많고 배울점도 많다.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한걸음이었던 작품이다.

택현:블랙독은 나에게 연기를 다시 배우고 알려준 작품이다. 모니터에서도 배우고 감독님의 말씀으로도 배운것이 많다. 제 인생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은샘: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은 고3이나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SNS 메시지로 ‘언니 겁이 난다’고 오기도 했는데 ‘겁내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 또 저도 입시를 해봐서 아는데 떨어졌을 때 상실감은 크다. 하지만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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