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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승현이 FC도쿄전에서 후반 37분 상대 자책골을 끌어낸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 현대가 시즌 첫 경기로 치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첫 판에서 FC도쿄(일본)와 비겼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F조 1차전 도쿄와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울산과 도쿄는 나란히 승점 1씩 나눠가졌다.

도쿄는 지난달 28일 ACL 플레이오프에서 세레스 네그로스(필리핀)를 2-0으로 누르고 조별리그에 합류,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반면 울산은 시즌 첫 경기였던 만큼 부담이 컸다. 김 감독은 ‘이적생’ 조현우, 고명진을 벤치에서 출발하게 한 가운데 윤빛가람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비욘 존슨~주니오~김인성을 공격 삼각 편대로 배치했다. 2선엔 주장 신진호를 비롯해 ‘김학범호’ 2선의 엔진으로 떠오른 이동경, 원두재를 내세웠다. 수비진은 부상 중인 윤영선을 대신 지난해 K리그1 1경기를 뛴 김민덕이 깜짝 선발로 투입, 정승현과 중앙 수비를 도맡았다. 데이비슨과 정동호와 좌우 풀백으로 나섰고 골키퍼 장갑은 조수혁이 꼈다.

울산은 전반 상대 공격의 꼭짓점인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가 이끄는 FC도쿄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레안드로는 정승현과 2018년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ACL 우승을 일궈낸 적이 있다. 이날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첫 맞대결을 벌였는데, 또다른 브라질 공격수인 아다일톤, 올리베이라와 초반부터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울산을 두드렸다. 도쿄가 전반 3개의 유효슛을 기록한 것과 다르게 울산은 ‘제로’였다.

도쿄는 레안드로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공을 소유하면서 울산 측면과 수비 뒷공간을 지속해서 공략했다. 세트피스 역시 레안드로가 전담 키커로 나섰는데, 전반 11분 레안드로의 코너킥을 아다일톤의 문전에서 발을 갖다댔다. 조수혁이 다급하게 쳐내 위기를 넘겼다. 전반 37분에도 레안드로의 코너킥 때 다카하기 요지로를 거쳐 올리베이라가 위협적인 헤딩 슛을 시도했다. 4분 뒤엔 레안드로의 침투패스를 받은 풀백 무로야 세이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다행히 조수혁이 슛 각도를 읽고 몸을 던져 막아냈다. 울산은 전반 17분 오른쪽 풀백 정동호가 공격에 가담해 차올린 공을 존슨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 골대를 때린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친 울산은 전열을 가다듬었다. 후반 10분 존슨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슛으로 첫 유효슛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좀처럼 경기 주도권을 얻지 못했다. 끝내 후반 18분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부터 줄기차게 송곳 같은 패스로 울산 수비진을 흔든 레안드로를 저지하지 못했다. 레안드로가 순간적으로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든 올리베이라에게 침투 패스를 연결했고, 올리베이라가 침착하게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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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후반 22분 풀백 정동호를 빼고 고명진을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원두재가 스리백의 중심이 돼 정승현, 김민덕과 짝을 이룬 가운데 존슨과 주니오가 투톱을 형성했다. 전술 변화는 효력을 봤다. 왼쪽 측면에서 공격 지역으로 올라선 데이비슨이 후반 36분 미드필드 왼쪽을 파고들다가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신진호가 문전으로 정교하게 감아 찼다. 이때 정승현과 공중볼 경합하던 아다일톤 머리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 동점골이 터졌다.

도쿄는 후반 40분 레안드로가 찬 오른발 슛이 울산 골대 왼쪽을 때리며 끝까지 공세를 펼쳤다. 울산은 더는 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이 한 골씩 주고받으면서 승점 1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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