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봉준호 감독이 10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수상하며 새 역사를 썼다. 출처|아카데미시상식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참으로 매력적이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거장으로 떠오른 봉준호 감독이 유쾌하고 따스하며, 겸손하면서도 세련된 수상소감으로 영화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마치 그의 영화처럼 좌중을 압도하는 봉 감독 자체의 매력이 10일(한국시간) 막을 올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가득 채웠다.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으로 총 네차례 무대에 오른 그는 매번 훈훈한 수상소감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그저 로컬 영화제’라고 부르던 그의 배포는 과연 큰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역대 시상식을 빛낸 봉준호의 말말말을 엮어봤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 그의 영화를 보며 공부하다 이렇게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여기)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조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다.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수상소감

-1인치 정도 되는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은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우리의 언어는 한 가지다. 바로 영화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소감

-아홉 살, 열 살 때쯤 주한미군방송인 AFKN을 봤다. 부모님이 주무신 후 야하고, 폭력적인 영화를 봤다”며 “당시에는 뭐가 뭔지 몰랐는데 어른이 돼서 보니 브라이언 드 팔마, 존 카펜터, 마틴 스코세이지 등의 작품이었다. 영어를 몰라 영상만 보고, 내 멋대로 내러티브를 구상하며 몸속에 영화적 세포를 만든 것 같다

-LA비평가협회 감독상 수상소감

-습관이 이상하게 들어서 시나리오를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카페나 커피숍에서 쓴다. 영화가 개봉할 때쯤에 가보면 그 커피숍이 망해서 없어졌다. 내가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있게 해준 그 커피숍 주인분들께 이 상을 바친다

-할리우드비평가협회 각본상 수상소감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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